1910년 당시 거제 10面 명칭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

1910년 간행본인 '거제관광단 시찰일기'가 거제시에 기증됐다.
이 고문서는 거제시 하청면에 거주하는 신삼생(전 하청면장 신주병씨의 손자)씨가 소유하다가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 했다.
거제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김백훈(전 경남산업고교장) 씨에게 발견돼 보관하던 중 지난 19일 거제시에 기증하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이날 거제시청 시정상황실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권민호 거제시장을 비롯해 김백훈, 신삼생, 김의부(거제향토사 연구소장), 윤일광(거제신문 논설위원) 씨 등이 참석했다.
원본은 아쉽게도 표지가 누락돼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전체내용이 거제관광단의 시찰과 관련 있고, 당시 경남일보가 1910년 9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 12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제목을 '거제관광단일기'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거제관광단 시찰일기'로 명명했다.
이 고문서에는 관내 10개 면의 면장과 행정자문을 맡았던 지사 등 23명의 관광단이 1910년 8월11일부터 20일까지 진주, 통영, 창원 등을 견학한 내용이 담겨 있다. 관광단 조직에 따른 군수의 훈유(訓諭)와 관광단 조직의 취지문, 관광개요 등이 실려 있다.
또 관광단은 도로수선, 교량건설, 임업재배, 농묘개량, 실업학교, 국공립학교, 상품진열, 상업·공업 등 기타 필요한 사항을 보고 익히며 본받아 각자 자기 면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이 고문서의 관광개요에는 관광단 참가자 직책과 명단이 적혀 있는데, 1910년 당시 거제 10면의 명칭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기술돼 있다.
여태까지 거제시지에는 거제시의 면장제도가 둔덕면에 청사가 준공된 1913년 시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문서에는 1906년에 면장제도가 이미 있었음이 기술돼 있고, 각 면에서 발간한 면지(面誌)에 누락된 초대 면장이 누구였는지도 역시 알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거제면은 서부면이었고, 장목면은 외포면이 폐지되고 생긴 것으로 장목면지는 기록하고 있으나, 외포면과 장목면이 공존하고 있었다는 것도 이 고문서에 기록돼 있다.
이날 기증자 김백훈씨는 "2005년 제작된 거제시지를 개판할 때 오늘 기증한 '거제관광단 시찰일기'의 자료를 고증해 올바른 역사 기록이 보존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거제시 역사와 관련된 주요 문헌들은 가급적 기증받아 시에서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료를 수집하고 문헌을 집대성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행정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역사 문헌은 처음에 편찬할 때 올바르게 해야 한다"면서 "향후 거제시지를 개판할 때 충분한 고문헌 자료를 고증해 올바른 거제시지가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