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국토관리청, 주민의견 수렴거쳐 2015년까지 설계 완료 계획

지난 13일 오전 수월초등학교 강당. 마이크는 막무가내 식으로 옮겨져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하는 장면이 수차례 반복됐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부산관리청)이 주관하는 '국지도58호선(송정~문동) 건설공사의 노선계획(안)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 현장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노선개설과 이해관계가 얽힌 문동·수양동 주민, 이솝유치원과 인근 어린이집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관리청은 송정과 문동을 잇는 국지도58호선 공사의 전략환경영향평가항목 결정내용을 공개하면서 비교노선 1안을 보완한 노선 초안을 설명했다. 거가대로 진입로인 연초면 송정IC에서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문동 지점까지 교량 10개소와 터널 4개소가 설치되는 연장 5.77㎞ 도로 설치안이다.
부산관리청의 설명이 끝난 직후 질의응답시간에 노선 초안에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이솝유치원·주민들 간의 마찰이 빚어졌다.
먼저 주작골에 위치한 이솝유치원 관계자는 소음과 분진 발생 등으로 학습권 침해가 심히 우려된다며 노선 초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솝유치원 관계자들은 주민설명회 당일 이솝유치원과 불과 120m 거리를 두고 건설되는 국지도58호선 공사 도면을 본 뒤 "부산관리청에서 사전 협의한대로 150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면서 "사전 협의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면 노선 초안을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부산관리청 관계자는 "기본설계 과정에서 5000분의1 축적도를 근거로 노선을 긋다보니 이격 거리가 약간 차이가 났다"면서 "본설계 단계에서 최대한 이격거리를 늘리겠다"고 해명했다.
또 도로 노선이 마을을 관통해 주거지가 철거될 형국인 다온빌리지 주민들도 생존권과 재산권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다온빌리지 주민 A씨는 "이주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며 "우리가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유일하게 노선 초안을 수용한 텀블키즈어린이집 원장은 "2020년까지 안전하게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반해 수양동 발전협의회 및 주민들은 양측 의견을 합쳐 하루빨리 국가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선변경으로 57억 원의 추가 예산이 발생됐다는 수양동 주민 B씨는 "노선 초안을 반대해 다른 노선안이 나오더라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개인ㆍ단체 욕심 때문에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하루빨리 노선안을 확정 지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선안이 확정되면 도시계획에 의해 제한받고 있는 재산권을 원활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관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2015년 말까지 설계를 완료할예정이다"면서 "이후 총사업비를 산정하고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사업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이 의견을 제출해준다면 최대한 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외에도 연초면 주민들이 참석해 주민설명회를 연초면에서도 개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