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동 도로붕괴·수양동 주택침수 등 잇따라…안전관리 소홀 지적

지난 1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새벽 3시께 장목면 외포리 외포마을 인근 전원공사 신축 공사현장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일가족 4명이 자고 있던 아래쪽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김모 할머니(76)와 아들 김모씨(56)가 3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쏟아진 토사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주택 1채 일부를 부수고 그 바로 아랫집 뒤편까지 가득 찼다. 사고발생 직후 인근 마을회관과 친척 집 등으로 대피했던 외포마을 10가구 주민 15명은 이날 오전 대부분 집으로 돌아왔다.

사고발생 삼일 째가 됐지만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현장복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무너진 축대 벽은 전원주택 건설을 위한 기반시설로 지난 2월에 착공했다.
공사현장의 경사도는 최대치가 20도인 비교적 급한 경사지다.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이뤄진 축대 벽이 더 많이 파손됐다면 대량의 토사가 쏟아져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특히 이 옹벽은 지난달 공사비와 관련해 중장비 업자들이 거제시청에서 농성을 벌였던 공사현장이다. 당시 중장비 업자들은 옹벽이 규정보다 높이 올라갔고, 하자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 했었다. 전원주택 건축주는 시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시설 안전진단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9시30분께에는 옥포동 베니키아호텔 인근 원룸 신축현장의 도로가 무너졌다. 붕괴된 도로는 폭 4m, 길이 20~30m 가량으로 도로 옆 법면이 무너져 내리고 도로 일부가 갈라졌다.
또 법면이 무너지면서 매설됐던 KT 선로가 단선돼 덕포 일부지역의 인터넷과 휴대전화기가 통신이 두절돼 보수작업을 벌였다.
도로가 붕괴된 공사현장은 최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건축과 업무보고 당시 위험지역으로 확인돼 현장답사까지 한 곳이다.
시의회 전기풍 산업건설위원장은 "시의회에서 현장감독을 통해 위험상황을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했다"며 "절개지에 건설된 아파트와 주택 등이 안전에 문제가 없는 지 철저히 책임소재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태풍 나크리 북상 당시 침수됐던 수양동 주택 2동도 또다시 물에 잠겼다. 주택이 침수하자 소방당국과 거제시는 인력을 긴급 파견해 물을 퍼냈다. 또 지역 내 도로 곳곳이 침수하거나 쓰레기 등으로 우수관이 막히면서 범람했다.
시민들은 절개지와 경사지 등에 각종 개발행위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옹벽 붕괴 등의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0년 12월 거가대교 개통 장목면 일대는 지가가 상승하고 부산 등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최근 몇 년 새 수십여 곳에서 전원주택과 원룸 등의 개발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이어서 이같은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 개발을 하다 도중에 방치된 공사현장도 부지기수여서 안전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A씨는 "지역의 공사현장을 보면 상식적으로 허가가 날 수 없는 지역에서도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행정에서도 허가절차를 더욱 꼼꼼히 챙기고 공사 시방서 상에 기재된 대로 충분한 안전조치가 취해졌는지 여부는 철저히 따져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