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정날개버섯파리과의 뿌리파리는 긴 장마 후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출현해 급속히 번식하는 농업해충이다. 머리는 흑갈색에 배는 대체로 검은색을 띄는 작은 파리로 식물뿌리 부근이나 낙엽 밑의 흙 속에 알을 낳아 번식하는 외래종이며, 성충의 수명은 7~10일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남부지방의 늦장마로 인해 습도가 높아진데다 고온의 날씨까지 이어져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면서 뿌리파리의 개체수가 급증했다.
수양동ㆍ소오비ㆍ중곡동 일대의 출현이 두드러져 민원이 잦아지면서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로 아파트 화단에 인접한 저층 세대 주민들이 방충망을 통과해 침입하는 뿌리파리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아파트 한 주민은 "얼핏 보면 모기 같아 눈에 보이는 대로 잡았지만 개체수가 워낙 많다보니 사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한낮 더위로 문을 닫고 생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염병이나 피부병의 위험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수월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B씨는 "갑자기 많아진 파리로 손님들이 불쾌감을 호소해 잡기는 하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며 "딸아이의 손이 어느 순간 부어있어 뿌리파리에 물린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보건소 방역담당자는 "뿌리파리는 식물의 뿌리에 기생해 식물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흡혈해충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에게 해를 주지는 않는다"면서도 "부어오름 증세는 일부 뿌리파리에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뿌리파리는 흙 속에 알을 낳는 습성으로 인해 근본적인 박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각 가정에서는 실내에 뿌리파리가 침입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방충망에 수시로 살충제를 분무해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뭇잎이나 음식물 등을 깨끗이 처리해 뿌리파리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면·동 단위로 초미립자(ULV) 살포 및 연무·분무를 통해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낮더위가 한풀 꺾이는 10월 초면 자연스레 소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