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은 '기쁨'과 '평화'를 주는 것
내 일은 '기쁨'과 '평화'를 주는 것
  • 이상욱 기자
  • 승인 2014.10.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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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성당 배진구 신부, 고현항매립반대 범시민대책위원장 맡아 매립반대 전도사 역할

지난달 29일 고현성당 교정에서 만난 배진구 신부. "신부가 성당 미사나 지낼 것이지, 사회문제에 관심은 왜?"라는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도 많았다. 신자들도 어리둥절해 했다.

배 신부는 최근 출범한 고현항매립반대 범시민대책위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시민들이 고현항 재개발 사업자체를 모르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반대를 하던 찬성을 하던 시민들이 이 사정을 잘 알고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데 시에서도 하지 않고, 우리도 어떤 결과를 보고 대응하다보니 그럴 수 밖에"라며 아쉬워 했다.

며칠 후에 열릴 범시민대책위 상임위원회를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다는 그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확실하게 홍보를 해서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텐데"라며 잠시 호흡을 멈췄다.

배 신부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에 대한 지역 갈등을 두고 "사업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난 사업이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고현항 매립 계획을 보면 사업을 우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범시민대책위도 13가지 고현항 매립 반대이유를 홍보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시민을 위한 일이기 보다는 사업자에 치중하는 사업으로 보인다. 고현항을 둘러싼 갈등은 행정기관과 우리 단체와의 갈등으로 범위가 좁혀질 수 있다. 거제시의 앞날을 위한 사업이라 하기에는 이론적으로 너무 빈약하다. 토목사업 또는 택지조성 사업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다"라고 역설했다.

배 신부가 지금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회 갈등 치유'다. 그는 3년차 거제 사목이지만 1983년에도 3년간 거제에 있었다.

배 신부는 "거제에 많은 사람들이 유입됐다. 유입된 사람과 토착 사람들의 갈등이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 것 같다"며 "이런 갈등을 묶어 낼 수 없을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일치'가 추구하는 화두 중의 하나라고 했다. "시도하는 능력이나 방법이 부족한 탓인지. 요즘 나를 보면 화합이나 일치나 평화를 도모하기 보다는 깨는 듯한 착각을 한다"는 그는 "그렇다고 타협은 안된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비난을 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다 보니 적이 많이 생겨버렸다"며 파안대소했다.

배 신부는 대화의 넓은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지역사회 시민단체가 10개 있긴 하지만 핵심 기준이 될 만한 큰 사람이 없다. 우리 지역사회에 부족한 것 중 하나다. 시정이나 민의를 통합할 수 있는 인품을 가진 인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면서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배 신부는 신자들도 판단기준과 이익관계가 다르기에 각자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강론을 한다. 주로 성경 내용이지만 성경 말씀이 우리 실제 생활과 밀접하다. 가급적 보편타당한 이야기를 하지만 솔직히 내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우리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 모든 사람의 보편 구원을 말한다. 모든 사람들과 일치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기쁨과 평화를 주는 것. 제대로 전달되는지 궁금하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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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2014-10-07 09:44:18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결과 또한 인간이기에 함부로 장담해서는 안된다. 자고로 무위도식과 유위도식 또한 백지한장 차이 아니던가. 인간이란 결국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만큼..., 겸손한 마음으로 주시하고 살아야 하고 그 누구도 신부나, 목사 또는 스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워 진다해서 그 자체가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