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이 기적인가?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인가?
  • 거제신문
  • 승인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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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국 칼럼위원

▲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우리가 산다는 것은 이 우주가 벌이고 있는 생명의 잔치에 함께 하는 일이다."-법정

지구 표면에서의 자전 속도는 시속 1500Km.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이렇게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지구 표면에 우리는 붙어서 살고 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일 년에 한 바퀴 도는 공전 속도는 시속 10만Km라고 한다. 이 속도가 상상이 되는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속도로 공전하며 스스로 자전하는 지구의 표면에 붙어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럼 우주는 어떠한가? 현재의 정설인 빅뱅(Big Bang) 이론에 의하면 100억년 전에 우주는 아주 작은 한 점에서 대폭발을 하여 팽창하였고 지금도 팽창 중이라고 한다. 그 팽창 속도는 71Km/s, 이 속도가 감이 오는가? 세찬 바람이 불 때 초속 30-40미터이니 이와 비교해보라.

지금까지 죽은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나의 단순 계산으로는 대략 3750000억명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 비해 지금 살아있는 나는 얼마나 기적 같은 행운을 누리고 있는가?

지금 보다 더 미래를 살아본 사람은 없다. 즉 내가 살아있는 지금이 가장 최신이라는 뜻이다. 세종대왕도 이순신도 나폴레옹도 베토벤도 석가·공자·맹자·소크라테스 그 모든 위대한 사람들도 다 죽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여기 살아서 숨 쉬고 있고 가장 발달한 문명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는 엄청난 행운을 누리고 있지 아니한가?

우리가 사는 곳, 지구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태양계의 행성 중 하나로, 그 세 번째 궤도를 돌며, 현재까지 인간이 알아낸 바로는,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다. 인류의 영원한 고향이자 엄청난 기적 같은 요소들이 모여 현재까지 그 생명체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행성.

생명체가 자생하는 이유는 첫째 물이 존재하고, 둘째 대기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생물체는 탄소 유기화합물 뿐인데 위 두 조건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구가 조금만 작았으면 외핵, 내핵의 구분이 없어 쉽게 사라졌을 자기장의 존재, 태양이란 적절한 항성의 존재, 온도, 크기를 기준으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궤도에 정착한 점, 태양계가 쌍성계가 아니며 쌍성의 유력 후보인 목성이 크기가 작아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았기에 태양계에서 태양만이 유일한 항성으로 남은 점.

달로 인한 자전축 안정 및 생태계에 크게 피해를 줄 소행성 혹은 혜성으로부터 달과 목성형 행성에 의해서 보호 받음, 근처에 블랙홀의 중력영향 혹은 제트선 노출이 없고, 적색거성화·초신성·감마선 폭발 등이 없는 등등 도저히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조건들이 모여져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지구의 역사가 46억년이고 인류의 역사(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가 300만년이므로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가정한다면 그 마지막 56초 정도가 인류의 역사가 된다. 즉 1분, 우리는 용케도 그 마지막 일분을 택해 이 세상에 태어나고 발전하여 지금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지구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이 모든 것들을 구구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지금 내가 살아 숨 쉬며 생각하는 이 순간이 바로 기적이라고. 그렇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알렉산더가 걸인처럼 사는 디오게네스를 찾아가 물었다.

"내가 그대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말했다. "햇빛을 가리지 않도록 비켜 서 주시오."

그에겐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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