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기 위한 여정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기 위한 여정
  • 거제신문
  • 승인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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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作

아프가니스탄에 태어난 두 아이가 있었다. 부유한 상인 '바바'의 아들 '아미르'와 그 집의 하인의 아들이자 '아미르'의 친구인 '하산'. 아미르는 무뚝뚝하고 냉정한 아버지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연약한 아이였다. 그랬기에 아미르는 아버지가 관심을 보이는 하산을 질투한다. 언청이로 태어난 하산은 지독히도 순수했고 아미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이 둘의 유년시절은 연날리기 대회 날의 파란 하늘, 더도 덜도 아닌 그 만큼만 아름다웠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일등을 차지해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아미르는 하산의 도움으로 일등을 거머쥐고, 하산은 아미르를 위해 잘린 이등의 연을 찾으러 간다. 하지만 연을 잡은 하산은 하자라인을 혐오하는 아세프 일당에게 붙잡히게 되고 연을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성폭행을 당한다. 숨어서 하산의 고통을 지켜보던 아미르는 자신을 합리화하며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그 후 하산에게 도둑 누명을 씌워 집에서 내쫓는다.

아미르는 유년시절의 속죄를 위해 탈레반에게 죽은 하산의 아들 '소랍'을 찾았고 위기의 순간에서 그를 구해낸다. 그러나 이후 소랍은 자살을 시도하고 그 충격으로 실어증 증세를 보이며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연날리기 대회에 참가하면서 소랍은 점점 생기를 되찾아갔고 아미르는 소랍을 위해 연을 쫓는다. 마치 어릴 적 하산이 아미르를 위해 연을 쫓아갔던 것처럼.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마음이 마치 팽팽한 연줄처럼 당겨졌다. 아미르를 위해 연을 쫓는 하산과 소랍을 위해 연을 쫓는 아미르가 꼭 내 마음과 같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모두 '연을 쫓는 아이'였으며, 하산과 아미르와 같이 달렸고, 함께 성장했다. 연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순수했던 그들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하산의 아미를 향한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 철없던 시절에 저지른 하산에 대한 아미르의 배신, 소랍을 향한 아미르의 헌신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 연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도 나를 위한 '연을 쫓는 아이'가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연을 쫓는 아이'일까? 나는 아미르와는 달리 하산을 잃기 전에 깨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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