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뒤통수
  • 거제신문
  • 승인 2014.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현연 / '문장21' 》시 등단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을 택했다
잉여의 삶 같은 곳
들여다 볼 수도 없다
시야는 백팔십도 회전하나
내 몸 어딘가 쯤 버려진 곳이 있다면
그곳이 아닐까
볼품없어도
서릿발 같은 꼿꼿함이 지닌
절대 고독이 숨어 있는 뒤통수
눈이 하나 더 생긴다 해도
신이 미지로 남겨 둘 곳

·시 읽기: 《문장21》(2014)에 실린 시이다. 시상이 발랄하다. 시인은 자신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뒤통수를 "잉여의 삶과 같은 곳"이라고 삶의 의미로 전치해 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뒤통수는 시인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이고, "들여다볼 수 없는 곳"이고, "절대 고독이 숨어 있는 곳"이다. 사람의 "시야는 백팔십도 회전"하여 사물을 볼 수 있지만, 뒤통수는 사람의 몸에서 "버려진 곳"일 수 있다고 인식한다. 나아가 이 뒤통수에 "눈이 하나 더 생긴다 해도 신이 미지로 남겨 둘 곳"이라고 의식하고 있다. 이것은 신의 창조 영역에 대해 말하면서 뒤통수의 꼿꼿함이 변함없음 강조하고 있다. 이 시처럼 우리의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것, 볼품없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챙겨 보는 것이 어떨까?     (문학평론가 신기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