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은 지난 28일 내기 바둑을 하자며 아마추어 바둑 애호가들에게 접근, 특수장비를 이용해 바둑 고수로부터 훈수를 들으며 사기 바둑을 두는 방법으로 5000여만원을 가로 챈 혐의로 서모(51)·장모(49)·한모씨(48)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초소형 카메라와 영상 송·수신기, 모니터 등 159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거제지역 선·후배들인 이들은 바둑 선수, 무전기로 훈수를 두는 '멘트기사', 연락책 등 역할을 분담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거제지역의 기원에서 아마 3~5단 3명에게 접근해 모두 80회에 걸친 사기바둑으로 5000만원을 뺏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아마추어 바둑 4~5급 수준인 서씨는 아마추어 바둑 5단 수준인 장씨로부터 사기도박용 특수장비로 훈수를 들으며 사기 바둑을 둔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윗옷 옷깃이나 모자 창 아래에 직경 1㎜가량의 초소형 카메라를 숨기고 속옷 등에 영상송신기와 초소형 이어폰, 음성수신기 등을 갖춘 뒤 바둑을 뒀고 장씨는 영상 수신기를 보면서 무전기를 통해 다음 한수를 가르쳐 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의 범행은 서씨가 바둑을 두는 동안 구경꾼들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면서 시종일관 허리를 꼿꼿하게 편 상태를 유지하는 어색한 몸짓을 수상하게 여긴 주변인들의 신고로 들통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아마추어 바둑 실력자들로, 수년째 지켜봤던 서씨의 평소 실력을 잘 알고 있어 내기 바둑 제안을 쉽게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사기바둑 일당의 여죄 수사와 동시에 사기도박용 장비를 구매하거나 수리한 이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구입경위와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