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육상기대주와 지도교사의 '아름다운 동행'
장애인 육상기대주와 지도교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용택 기자
  • 승인 2015.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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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포중 정효정·특수지도교사 정유근 교사 주인공

옥포중학교 3학년 정효정 학생(사진 왼쪽)이 지난 5월18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경상남도 대표로 출전해 육상필드 멀리뛰기와 포환던지기에서 각각 은메달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포환던지기 8.65m·멀리뛰기 4.76m. 지적장애 3급을 가진 효정 학생의 기록이다. 특히 효정 군은 수영·사이클·태권도·배드민턴 외에는 해보지 않았던 육상 필드 종목에 처음으로 출전해 이 같은 성과를 거둬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이번 수상은 효정 군의 타고난 체력과 노력은 물론 잠재적 능력을 알아보고 발굴해 체계적인 훈련을 시킨 정유근 지도교사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효정 군은 올 3월부터 기초체력증진 및 관련종목에 대한 연습을 매일 2~3시간씩 꾸준히 실시했다.

정 지도교사는 "멀리뛰기와 포환던지기는 스피드와 탄력이 중요한데 효정이가 그 부분에 우수할 뿐 아니라 자신감 있는 태도와 열정이 은메달 수상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효정 군 또한 은메달 수상의 기쁨과 꿈을 전했다. 그는 "전국대회를 위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는데 은메달을 수상하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앞으로 운동 연습을 꾸준히, 더욱 열심히 해서 다음 대회에는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도교사와 학생의 체계적이면서도 꾸준한 노력과 성실은 은메달 수상의 빼 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정 지도교사는 "장애를 가진 학생이 하루에 서너 시간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훈련을 마치고 와도 힘든 표정 하나 짓지 않는 효정이가 대견스럽다. 운동 쪽으로 나가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승과 제자라는 인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동행은 이번 대회 수상으로 적지 않은 꿈들이 생겼다. 우선은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놓친 금메달을 오는 10월에 예정돼 있는 교육감배 장애인체육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이다.

정 지도교사는 "이번 대회는 전국대회라 경남도 선발전을 거쳐야 했다. 거제시에서는 효정이가 유일한 경남도 대표선수였다"면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몸이 더 좋아져 충분히 좋은 기록도 낼 수 있고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계적인 훈련에 효정이의 성실성이 더해진다면 고등학교 진학이후 타 대회에서 충분이 금메달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포초등학교를 졸업한 효정 군은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태권도는 물론이고 수영, 사이클, 배드민턴과 농구를 즐겨하고 있으며 실력 또한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현재 태권도 3품으로 사범이 되는 것이 꿈인 효정 군은 지난 2010년 아시안게임 63kg급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건 이대훈 선수를 좋아한다.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 효정 군과 정 지도교사의 모습은 미국의 작가이자 교육자인 헬렌 켈러가 말한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불행한 것이 아니다"라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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