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그 새로운 힘- 코리언 스피릿.
제 1화; 안동인 이원태가 지은 ‘배달족역대강역채세도’를 아십니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인간은 가정이란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모든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최소한 세 개의 집을 가지게 된다. 개인의 몸집, 겨레와 영토로서의 나라집인 국가, 모든 인류와 뭇 존재들의 집인 지구이다. 세분하면 ‘나’라는 (몸+마음)집, 식구들이 함께 하는 집, 우리라는 사회 조직, 겨레라는 민족, 같은 국경위에 사는 국가國家, 모두가 사는 지구, 지구가 속한 우주 등이 있다. 그 중에 의식하지 못하는 집도 있고, 단 한 곳에만 머물기를 고집하는 집도 있다.
‘집’은 ‘땅(house)’이란 의미 이외에 ‘생명(family)이 깃든 곳’(home)이라는 의미가 더욱 중요하다. 내 집을 잘 돌보면 효자요, 민족의 집을 잘 돌보면 충성스러운 애국자요, 모두의 집을 잘 돌보면 평화로운 지구인이다. 그 중에서도 개인과 전체를 아울리게 하는 ‘나라 집國家’을 중심으로 내가 속한 모든 집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 바로 홍익인간이다. 한민족의 일원이라면 훌륭한 ?(몸+마음)집 관리자가 되어, 국혼을 바로 세워 나라 집을 살리고, 홍익의 마음으로 온 세상의 뭇 존재를 살리니 접화군생接化群生이다.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곧 코리언 스피릿korean spirit이니 한민족의 마땅한 자질이다.
안동은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이다.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배출한 고장으로 바로 나라 집을 잘 지켜 온 자랑스러운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명운이 백척간두,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제일 먼저 의병이 일어난 곳이다. 무장 의병활동의 한계를 느끼자 신식 중학교인 ‘협동학교’를 세워 민족정신을 교육하고 독립 운동가를 길러 내었다. 임청각의 석주 이상용은 약 2백여 명의 노비문서를 불태워 그들에게 자유를 주고, 모든 가산을 정리하여 일가친척들을 이끌고 엄동설한에 걸어서 추풍령을 넘어 북풍한설의 만주로 한 서린 망명을 한다.
망명만 한다고 빼앗긴 나라가 거저 되돌아올까?
그들은 낯설고, 물 설은 타국에서 온갖 신산고초로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는 주축이 된다. 향산 이만도, 동산 류인식, 백하 김대락, 석주 이상용, 일송 김동삼, 이중업과 부인 김락, 그 아들 이동흠, 이종흠, 사위 김용환, 유동저, 이원태와 권오설, 권기일을 비롯하여 일 천 여명의 유무명의 독립 운동가들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였다.
이윽고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단 하나뿐인 생명과 맞바꾸어 이루어낸 빛나는 인물들과 문중일가가 바로 안동 인이다.
특히 올해는 만주의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 되는 해이다. 신흥무관학교의 학습 내용은 강력하고 정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 교과서중의 하나가 『배달족강역형세도』로 안동인 이원태(신흥무관학교 敎材編修委員)가 저술하였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인걸은 간데없고 국가마저 없어져도, 겨레의 생명이 대대로 깃든 살림터인 땅은 남아 있는 법이다. 어느 한 분인들 소중하지 않겠는가마는 퇴계선생의 후손인 ◎坮 李源台(원태 이원태)는 안동의 혁신유림으로 1916년 만주로 망명한다.
그곳에서 현장을 정밀하게 사생하듯이 겨레의 땅이 아시아 전역에 달하였다는 귀중한 사료를 남겼다. 바로『배달족강역형세도』이다. 1918년 만주에서 귀국한 그는 고향땅에서 칩거하면서 1923년에 『배달족강역형세도』(倍達族疆域形勢圖, 44圖)와 유사한 「채색강역형세도」(彩色疆域形勢圖, 11圖)를 완성한다. 이 책에는 중국 역사 문헌에 수록된 '東方九種分區圖'(東方九夷의 분포지역 그림)와, 만주와 북부 중국지역의 역대 제국의 형세를 그린 지도가 실려 있다.
또한 근세조선 및 淸代의 彊域 四至圖를 총괄한 전체 44장의 지도로 구성되어 있어 한반도 내의 국가들만이 아니라 만주 지역의 역대 국가들을 하나의 배달민족계로 보는 폭넓은 민족 관을 그리고 있다.
신흥무관 학교 학생들에게 만주 역시 우리 조상의 땅임을 알도록 하여 미구에 독립운동을 펴나갈 만주지역을 국조 단군의 문화코드인 삼족오의 땅으로 강력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안동인 이원태는 국조 단군의 끝없이 너른 품을 알려 젊은 독립군들의 피를 용솟음치게 한 것이다.
독도를 보라, 그리고 간도를 보라.
국토는 국민들 스스로 자신의 땅임을 선언하고 인정 할 때에만, 자신의 땅이 되는 법이다.
광활한 만주 일대 전체가 대동이족, 한민족의 영토임을 증명한 안동인 이원태의 『배달족강역형세도』는 지금도 ‘안동 독립 운동 기념관’에 소중하게 비치 되어있다.
그러기에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것이다.
그런 안동은 한민족 정신문화의 중핵인 국조 단군의 뜻과 역사를 더욱 잘 알아야 한다. 단군을 이야기 할라치면 아직도 대뜸 종교라면서 고개를 외로 꼬는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신神이 생일과 죽은 날이 있단 말인가? 국조 단군 왕검께서 태어나신 날은 탄강일誕降日(음력 5월2일 인시寅時), 돌아가신 날은 어천절御天節(음력 3월 15일)이라고 한다. 금년 4월 17일의 어천절에는 바로 안동에서 “안동인의 독립운동을 통해 본 한민족의 정신과 계승”이라는 제목으로 신흥무관 학교 설립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개최 되었다. 시민단체에 의하여 시민을 대상으로 거행 된 어천절 기념 학술대회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안동과 전국의 뜻있는 분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이제 안동인은 100년 전, 아버지로부터 의절당하고, 스승으로부터 파문당하고, 목숨을 위협당해도 “공맹은 시렁위에 얹어 놓고, 나라부터 되찾자.”는 혁신 유림의 빛나는 ‘안동마음’을 되살려야만 한다. 민족을 드높인 조상에 대한 자긍심을 세세손손 길러주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나와 민족과 지구를 살릴 길을 밝혀줄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코리언 스피릿(Korean Spirit)’의 금빛 날개를 달고 세계로 뻗어가도록 해야 한다.
불사조, 삼족오의 그 힘찬 날개 짓이 오늘 안동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명실공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