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홀수로 술을 마시는가는 음양오행과 관계가 있다. 우주의 모든 현상은 음(陰)과 양(陽)의 소멸과 생성으로 설명되는데 짝수는 음이요 홀수는 양으로 동양권에서는 홀수를 길한 숫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술꾼에게도 급수가 있다. 시인 조지훈(趙芝薰 1920~1968)의 주도유단(酒道有段)은 꽤 소문이 난 분류다. 9급은 부주(不酒)니 술을 안 먹는 사람, 8급은 외주(畏酒)니 술을 겁내는 사람, 7급은 민주(憫酒)로 취하는 것을 민망해 하는 사람, 6급 은주(隱酒)로 술을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으로 여기까지는 초보단계다.
5급은 상주(商酒)로 사업 때문에 마시고, 4급은 색주(色酒)로 성생활을 위해 마시고, 3급은 수주(睡酒)로 잠을 자기 위해 마시고, 2급은 반주(飯酒)로 밥과 함께 마시는 사람인데, 술을 마신다고 하면 초급인 주졸(酒卒)의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초단은 애주가(愛酒家)가의 반열에 들어서고, 2단은 기주(嗜酒)로 주객에 해당하고, 3단은 탐주(耽酒), 4단은 폭주(暴酒), 5단은 장주(長酒)인데 주선(酒仙)의 경지로 술의 고수(高手)라 한다. 6단은 석주(惜酒), 7단은 낙주(樂酒)로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으로 주성(酒聖)의 경지라면, 8단은 관주(觀酒)로 술을 보기만 해도 즐거워하되 이미 더 마실 순 없는 사람으로 주종(酒終)에 이르렀고, 9단은 폐주(廢酒)니 술과 함께 떠나간 사람을 뜻한다.
술고래는 경상도에 제일 많다고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의 모든 기초자치단체의 보건소를 통해 「200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밝혔는데 특히 거제시가 경남에서 영광의 1등이라는데 급수로는 과연 얼마일지 궁금하다.(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