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몸이 흰색으로 빛나는 바닷장어가 사등면 옛 거제대교 인근 바다에서 잡혀 화제다.
지난 19일 저녁 10시30분께 바다장어를 잡기 위해 옛 거제대교 밑으로 배를 타고 나간 추도식씨(56·낚시횟집 대표·☎.635-7987)는 모두 50여 마리의 장어를 낚았다.
평소보다 많은 량의 장어가 낚여 기분이 좋았던 추씨는 잡은 물고기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횟집 수족관에 넣고 집으로 향했다.
추씨가 흰색 바다장어를 발견한 것은 다음날인 지난 20일 오전. 장사 준비를 위해 가게에 나와 수족관을 들여다보고서야 비로소 흰색으로 빛나는 장어를 발견했던 것이다.

추씨는 “밤낚시를 하다 보니 장어를 잡은 당시에는 어떤 색깔인지 몰랐다”면서 “오전에 수족관을 보고는 깜짝 놀라 내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추씨가 낚시로 잡은 바닷장어는 길이 30㎝가량. 온몸이 희고 군데군데 은빛으로 빛나는 점들이 박혀있다. 다른 바닷장어와 비교해 봐도 확연히 다른 점을 알 수가 있다. 특히 햇빛을 받으면 몸통에 박혀있는 점들이 은빛으로 아름답게 빛나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흰색 바다장어가 낚였다는 소문에 구경에 나선 마을주민들도 “너무 예쁘다” “태어나서 흰색 장어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하고 있다.
추씨는 “40여년 동안 바다에서 낚시를 하고 고기를 잡았지만 흰색 장어가 잡힌 것은 난생 처음”이라며 “아는 사람들이 백사처럼 흰 장어도 몸에 좋을 것이라며 같이 먹자고 했지만 일단을 그냥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씨의 아내인 전외숙씨(50)는 “흰 장어가 잡힌 다음날에 눈코뜰새 없이 바쁠 정도로 가게 장사가 잘됐다”면서 “손님들에게 싱싱한 자연산 회를 대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하늘에서 복을 내려준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전씨는 또 “거제시나 수산연구원 등에서 필요하다고 한다면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만 박사(전 한국해양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이번에 잡힌 흰색 바다장어는 몇 백만마리 중 한 마리 꼴로 나오는 알비노(백색증) 개체일 확률이 높다”면서 “자연 상태에서 30㎝가까이 자랐다는 것은 무척이나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의학적으로 백색증(albinism)이란 멜라닌 세포에서의 멜라닌 합성이 결핍되는 선천성 유전질환으로 피부, 털, 눈에서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눈 피부 백색증과 눈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눈 백색증으로 나눈다.
또 대부분의 알비노 개체들은 자연 상태에서 보호색을 띠지 못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