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는 마음을 다스리는 예술입니다”
“서예는 마음을 다스리는 예술입니다”
  • 최대윤 기자
  • 승인 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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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 서예가 김상수씨

그는 심정즉필정(心正則筆正)이라며 “서예를 통해 우리의 심성을 아름답게 닦을 수 있고  교본을 보고 쓴다고 해서 단순한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쓰는 이의 교양과 성품이 그 속에서 개성으로 나타나야 된다”고 말한다.

묵향에 매료된 이후 한시도 붓을 손에서 놓쳐 본적이 없는 그는 지난 199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첫 입선 때부터 17년 동안 끝없는 열정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문을 두드린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 8번 입선하고 지난 11일 마침내 특선까지 오르며 초대작가의 길을 걷게 된 오늘의 주인공은 효계 김상수(57·중앙초 교감)씨.

1951년 마산에서 출생한 그는 마산교육대학(현 창원대 교육과)을 졸업하고 첫 발령지인 창녕군 대지초등학교에 임용되면서 부터 붓을 잡게 된다. 당시 직장 선배 교사였던 안용웅씨로 부터 서예를 시작했고 그의 아호 효계(曉溪 새벽의 시내)는 하루를 경건히 열어가라는 뜻으로 안씨가 직접지어 준 것이다.

안씨의 권유도 있었지만 그가 처음 서예를 시작한 계기는 교사로서 교과서 외 학생들에게 가르칠 특기를 찾는데서 시작됐다. 시간이 가면서 그는 먹과 붓이 조우하는 묵향의 세계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게 된다.

이후 그는 지난 1988년부터 더욱 전문적인 서예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 서예계의 큰 획을 그은 일중 김충현, 소헌 정도준씨의 뒤를 이은 송포 최명환씨의 문하에서 본격적인 글씨 수련을 받는다.

지금도 주말과 방학이면 빠짐없이 스승을 찾아 마산으로 떠나는 그는 배움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서예가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작품에 정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내의 내조도 한몫했다. 오랫동안 서예에만 매달려 인내하는 남편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그의 아내 김순도(53·아주초 교감)씨는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내조해 왔던 것.

그는 꾸준히 글씨를 썼다. 시간만 나면 서예에 매달려 긴 시간을 인내하며 한 획 한 획 참선을 하듯 써나갔고 차츰 서예에 눈이 트여갔다. 글씨의 기쁨과 묘미를 알게 됐다. 글자가 자신의 생각대로 써질 때의 기쁨과 희열은 서예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다.

서예가에게 필력은 오랫동안 연습한 운필(붓놀림)과 더불어 부드러운 붓이 종이를 긁는 마찰력과 획 긋는 속도, 스며드는 먹의 양 등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때 힘이 넘친다. 이 중 하나라도 어깃장을 놓으면 작품은 허사가 되기 일쑤이다.

그는 “서예는 붓의 미묘한 움직임을 이용하여 글자의 점과 선을 조형적으로 구성해 가는 예술이며, 글씨를 쓴다는 것은 실용성과 함께 문자가 지닌 조형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부터 글씨는 쓰는 이의 마음을 그리는 그림이라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의 작품은 그가 쓴 논문 ‘헨리무어 작품의 조형성 연구’를 기반으로 자연과 인체의 조형미와 글씨의 조형원리의 공통점을 작품제작에 활용함으로써 보다 아름다운 글씨는 물론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가 이번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선보인 작품은 고려전기 정지상의 한시 ‘송인-님을 보내며’를 옮긴 것이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한시가 많다. 물론 최근 세계 곳곳에서 한글이 뛰어난 조형미로 그 아름다움을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한자사랑은 시대적으로 뒤쳐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한자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역사를 기록해 온 문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사상을 담아내고 있는 문자로 교육과 역사를 보증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잘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서예를 하면 단전호흡을 하기 때문에 서예가는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 또 그동안 내 작품에만 몰두하느라 후학양성에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안타까웠다”며 “앞으로는 시간나는 틈틈이 후학을 위한 강좌와 전통문화를 잇는 서예의 부흥에 노력해 거제지역에 에술의 향기를 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동안 손끝으로 부터 예스러운 묵향과 그만의 숨결로 작품을 만들면서 초대작가로서 예술의 전당에 작품을 거는 소망을 이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손놀림을 멈추지 않는다. 그의 다짐처럼 앞으로 그가 전하는 묵향의 아름다움이 더욱 찬란한 빛으로 세상을 밝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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