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거제 분향소가 거제시체육관에 지난달 25일 마련됐다. 조문을 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 수 있었다.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YMCA, 참교육학부모회, 민노총, 노사모 등의 시민단체들이 분향소를 지키고 조문객들을 맞는 등 장례기간 7일을 수고했다.
이와 더불어 거제시에 분향소가 차려지기까지 숨은 주역이 있다. 황이수 거제시 총무담당 주사다. 황계장은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결정된 지난 달 24일 밤부터 거제 분향소 설치 관련 일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거제시에 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결정이 있어야 했다. 김한겸 시장에 상황을 보고했고 25일 일찍 소집된 간부회의에서도 분향소 설치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김장수 총무과장이 김시장과 함께 중국 계동시 자매결연 행사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웠던 만큼 황계장이 모든 일을 책임지고 처리해야 했다.
민주당 등 정당 관계자에 협조를 구하고 시민단체 등과의 논의구조도 만들었다. 황계장은 “간부회의를 통해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고 의견이 분분했었다”며 “25일 월요일 오전 동안은 분향소 설치 관련 시민들의 문의전화로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분향소 설치가 결정되자 황계장은 더욱 바빠졌다. 영정사진을 준비하고 분향소를 꾸미고 각종 장례물품을 준비하는 등 오후 7시부터 시민들의 조문이 시작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갔다.
25일 오후 7시부터 시민들의 조문이 시작되자 황계장은 총무과 직원들과 함께 거의 매일 분향소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고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점검하는 등 조문기간 내내 늦은 밤까지 분향소를 또한 지켰다.
“총무과 주무계장인 만큼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다”며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는게 황계장의 말이다.
시가 분향소 설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황계장이 또한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았다면 많은 시민들이 봉하마을을 찾을 것인지 멀리서 마음으로 명복을 비는 것으로만 끝낼 것인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이 직접 찾아보지 못하는 것에 더욱 안타까워도 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거제시와 김시장, 황계장은 정치색을 떠나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다했고 애도하는 시민들이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적극 조치해 준 것은 조문객들 및 시민들 사이에서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시민들의 애도조문 물결 속에는 황이수 총무계장의 보이지 않는 수고와 노력과 열심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