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 끝나자 ‘약장수’ 기승
농사철 끝나자 ‘약장수’ 기승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6.11.01
  • 호수 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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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보고 돈 내라, 수금땐 약속은 뒷전 막무가내

농사철이 끝나자 유명제약사 대리점 및 직원을 빙자한 약장수들이 순박한 시골 노인들의 쌈짓돈을 긁어내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암, 고혈압, 당뇨예방 및 치료는 물론 건강에 최고라고 선전, 판단력이 흐린 노인들을 유혹해 가을 여유의 특수 및 추석명절 자녀들이 주고 간 노인들의 용돈까지 우려내고 있다.

30일, 사등면 김모씨(67), 일운면 박모(64), 윤모씨(61) 등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삼, 녹용, 상황 및 영지버섯 제품 등 각종 보약 구매를 종용하는 전화가 빗발치는데다 일부 마을에는 떠돌이 약장수들이 진을 치고 매일 밤 노래와 춤 등의 공연을 펼치며 노인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

보약 구매를 종용하는 전화 중에는 유명제약회사 경남총판 또는 부산 지점 근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당신이 우리 회사가 뽑는 행운의 주인공에 당첨됐다.

××사 제품 보약 1통을 공짜로 보낸다’고 통보하고 마지막으로 악 값에 버금가는 수수료, 송달료 등을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는 고객사은 잔치로 45만원 상당의 보약을 특판가 19만5천원에 보낸다며 노인들을 현혹하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특판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떠돌이 약장수들은 처음엔 화장지 설탕 비누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다 떠날 때가 되면 건강에 최고 보약이라며 출처조차 불분명한 건강보조 식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할 때는 복용 후 효과 있을 경우 돈을 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달콤한 말로 선전하고는 곧바로 수금사원을 보내고 수금이 여의치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 지역내는 건강보조기구 및 식품 판매업자들이 고현·옥포·장승포·거제면 등지에 점포를 내고 치졸한 상술까지 동원, 노인들을 울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검증조차 받지 않은 옥메트 반지 목걸이 허리벨트 등을 건강보조기구라며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다 노인들의 참석 일수에 따라 설탕 파스 비누 등의 무료상품을 제공하는 등 노인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또 자주 상품을 구입하는 노인들은 우수고객으로 극찬하는 반면 구입이 저조한 사람은 홀대, 노인들의 가슴에 상처까지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노인들은 자녀들과 상의도 없이 3-4백만 원을 호가하는 상품을 외상으로 구입, 자녀들의 핀잔과 함께 가정불화로 까지 비화되는 수난까지 겪고 있다.

주부 윤모씨(38·신현읍 고현리)는 “팔순의 시어머니가 아침식사를 마치면 홀린 듯 건강보조기구판매상으로 달려가 갖가지 물품을 구입해온다”며 “외상으로 가져 온 물건 때문에 남편과 다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모씨(68·남부면)는 “해마다 가을걷이 농사가 끝나면 시골에는 보약장수가 판을 친다”며 “악덕 상술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단속과 함께 읍·면·동 행정을 통한 노인 계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모씨(55)는 “노인들이 건강보조기구 판매상 등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것은 노인들을 위한 놀이문화가 부족해 발생하는 사회현상”이라며 “노인들 대상 소비자 교육과 여가시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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