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읍 고현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있는 박모씨(여·48)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해 생돈 2백60여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자신의 가게에 온 60대 남자에게 속아 현금 15만원과 과일 2백50만원 어치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 50분께 점잖고 어질게 생긴 60대 초반의 남자가 박씨의 과일가게에 찾아왔다.
거제신문사 직원이며 라이온스 클럽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남자는 28일 라이온스 클럽 야유회에 쓸 과일이 필요하다며 2백50만원 어치의 과일을 주문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꺼내 부인으로 추정되는 상대방과 통화하고 10여분 후 자신의 아내가 선불 1백만원을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라이온스 클럽 회원이어서 28일 야유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박씨는 모처럼 찾아온 큰 거래에 기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급하게 옷을 찾으러 가야한다던 이 남자가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박씨에게 현금 15만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것.
조금 있으면 도착할 자신의 아내에게 과일 값과 빌려준 돈을 받으면 된다고 말하며 박씨를 안심시킨 남자는 차량 열쇠까지 박씨에게 맡긴 후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아무런 의심도 하지 못한 박씨는 곧바로 도매상에 전화를 걸어 과일 2백50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그러나 10분이면 도착한다던 이 남자의 아내는 1시간, 2시간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할 법도 했지만 박씨는 꼭 무엇에라도 홀린 듯 대수롭지 않게‘바쁜 일이 있어 늦는가 보다’라고 생각했고 결국 그 남자와 아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완벽하게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박씨는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때 내가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면서“신문사 직원이라는 말과 차량 열쇠까지 맡기는 치밀함에 그만 속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갑작스럽게 가게에 찾아와 거래를 미끼로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에 대해서는 정확한 신분 확인이 필수”라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