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거제면 동상리 세진암 대웅전에 봉안돼 있던 목조여래삼존불자상 가운데 대세지보살좌상과 관음보살좌상 등 2개의 불상이 지난 3일 새벽 도난을 당했다.
경찰은 대웅전에 설치돼 있는 CCTV(폐쇄회로) 자료를 확보하고 대웅전 바닥에 희미하게 남겨진 족적을 감식하는 등 용의자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도난당한 불상이 도문화재 자료로 등록돼 국내거래가 불가능한 점 등을 미뤄 문화재 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웅전 CCTV에 찍혀진 화면상의 용의자가 얼굴을 비닐봉투로 가리고 있는데다 목격자도 없는 상황이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대웅전과 마당 쪽에 CCTV 2기가 설치돼 있지만 날이 어두운 데다 범인이 얼굴 전체를 가린 채 범행을 저질러 용의자 확보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지스님으로부터 도난사건이 발생하기 전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확보하는 한편, 전국 경찰과 공조수사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세진암 주지스님은 “거제시의 소중한 문화재가 소장돼 있는 만큼 야간촬영이 가능하고 경보기능이 있는 CCTV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미뤄졌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진암 목조여래삼존불자상은 지난 2002년 10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25호로 지정됐으며 조선후기 18세기의 양식적 특징을 지닌 단아한 모습의 불상이다.
이 삼존불상은 머리 몸 팔 다리 등으로 구분 조작해 조립식으로 돼 있고 불신 속에 팔경의 다라니와 칠보가 예쁜 보자기에 쌓여 있었다.
사라진 두 불상의 크기는 약 50㎝가량으로 최근 금칠을 다시 했으며, 일반적인 불상들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을 띄고 있다. 또 좌대에 고정돼 있지 않아 이동이 용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한편 2007년 9월에는 거제향교 대성전 목 조각 도깨비상 2개가 도난을 당하는 등 지역문화재 도난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어 행정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