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관련 박물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거가대교 관련 박물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 거제신문
  • 승인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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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원 칼럼위원

거제도와 부산을 잇는 소위 거가대교가 이제 그 완공을 불과 2년도 남겨두지 않고 있다.

약 1조 7,000억원이라는 돈을 들여 부산과 거제를 잇는 8.3Km의 이 다리는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고, 그 중 하나가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 사람과 물류의 원활한 유통과 도심과 그 주변의 문화적 대등성을 추구하고 거제가 원하는 관광도시로서의 용이한 접근성의 확보를 통한 지역발전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는데 있다고 본다.

이 거가대교와 관련한 여러 가지 고민과 얘기(예컨대, 빨대현상으로 거제의 돈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아직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거제도에 많은 관광객이 들어와 들러본 뒤에는 저녁식사와 유흥과 숙박은 부산으로 가서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이로 인한 자연과 문화적 환경의 파괴 등을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중 하나가 바로 거가대교관련 박물관(기념관)의 건립문제이다.

당연히 이 다리를 시공하면서 접안되는 육지부와 가덕도, 그리고 다리가 지나가는 해저는 구제발굴이 따랐고, 경남 문화재연구원을 비롯한 발굴을 담당했던 기관들이 민속자료 뿐 만 아니라 관련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해상과 해저를 통과하는 이 장대한 구조물은 새마을 공사로 하천에 짧은 다리 하나 놓는 그런 사업이 아니다.

한국의 토목과 건축에 관한 현재까지의 모든 기술력이 통합되고, 또한 이 다리의 건설로 인해 세계의 여러 나라에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해외의 사업에 진출할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가까운 예로 한일해저터널의 이야기가 있다. 일본의 카라쓰에서 대마도를 거쳐 거제도의 일운이나 혹은 부산등으로의 해저터널공사에 우리의 해저터널과 침매터널공법이 통한다면, 그리고 거가대교를 놓은 경험으로 이 프로젝트를 할 수만 있다면 경제적인 가치는 물론이지만 이를 통해 이 방면의 기술과 과학의 급진적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이 역사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다리와 관련한 모든 일들은 자료로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다리는 단순히 사람과 물자의 소통공간이라는 좁은 의미보다는 우리의 기술력에 대한 긍지와 그것을 홍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여러가지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의 청평댐의 경우도 청평문화재단지의 기본컨텐츠는 바로 수몰지구의 역사와 민속, 인문사회환경의 집적체이고, 최근 중국은 산샤댐을 막을 때 수몰지역의 유적과 유물을 모아놓은 박물관(전시관)을 만들어서 산샤댐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그 박물관을 둘러보고 댐 건설이전과 이후를 살펴봄으로써 그 댐이 지닌 영향력을 알 수 있게 하며, 또한 수몰지역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기억하는 창고로서의 기능을 하도록 한다.

일본의 세토대교도 그러하다. 시코쿠와 본토를 잇는 이 다리 역시 섬과 본토를 잇는 다는 점에서, 그리고  길이와 위용면에서 거가대교와 흡사한 점이 있고, 이 다리를 건설함으로써 일본의 거대 건축물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여러 나라의 교량과 건축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거가대교를 우리기술력의 바로미터로, 또한 우리 건축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명물로 만들어야 하고, 손색없는 관광자원으로서 활용도 해야 한다.

교량의 위용만 보고 놀라는 것이 아니라, 다리하나를 놓고 수 시간의 설명이 모자랄 정도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교량축조의 역사와 인근의 자연과 인문환경, 그간 육상에서 발굴한 것과 해저에서 발굴한 모든 것을 박물관이라는 아카이브속에 담자는 것이다.

학술자원으로나 관광자원으로도, 혹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세계속에 한국의 건축기술을 인정받아 경제적 측면의 성취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부산에 만들 것이 아니라 거제에다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이 일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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