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시작됐지만 빈객실 파리만 날려

둔덕 지역민의 희망과 숙원사업, 둔덕 시(詩)골 농촌체험센터가 개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계획 없이 방치되고 있다.
건물 매입비 10억원과 폐교 리모델링비 10억2천만원 등 총 20억2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3월 개소한 농촌체험센터는 개소 4개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없이 운영권만 주민단체에게 떠넘겨져 있어 주민들은 넋 놓고 관광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곳은 단체 및 가족단위 숙박이 가능한 9개의 객실과, 세미나실, 단체식당, 축구장, 어린이놀이터, 수영장, 족구장 등의 잘 갖춰진 시설에 비해 이용료가 저렴함에도 불구, 성수기를 눈앞에 두고도 일반 객실 예약조차 전무한 상태다.
이는 개소에 앞서 홍보조차 없었고 개소 이후에도 전문적 지식이 없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를 운영, 이곳 농촌체험센터의 활성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실제 둔덕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다수도 둔덕詩골 농촌체험센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있는데다 주변에 이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조차 제대로 없어 지척에 있는 ‘청마문학관과 산방산비원’을 찾는 관광객들도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다.

농촌체험센터 운영위원회 관련, 주민들은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홍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예산문제에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체험센터 운영은 더욱 힘든 상태다.
여기에다 시설 및 관리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10억 2천이나 들인 시설 중 9개의 객실은 에어컨, 냉장고, 평면 TV, 욕실 등 손색이 없는 반면 운동장 잔디는 배수시설, 스프링쿨러의 정상적 작동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는 땅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또 특히 여름철 관광객에게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수영장은 급수에 소요되는 시간이 12시간이나 걸리는 데다 배수 시간마저 10시간이 넘고 야외샤워장도 없어 탈의실이나 샤워장을 이용하려면 숙소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뒤따르고 있다.
주민 김모씨(50)는 “그간 방치돼 오던 폐교가 새로운 모습을 찾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폐교 주변의 울창했던 숲이 훼손돼 주민 휴식공간이 사라진 것이 더 없이 아쉽고 또한 농사만 짓던 주민들이 갑자기 큰 건물 관리하다 보니 전문지식도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모씨(63)는 “둔덕시골마을은 거제지역에서 이뤄지는 폐교활용의 표본이자 지역민의 희망을 담은 숙원사업”이라고 밝히고 “이런 사업은 개소만 서두르는 전시행정보다는 농촌체험과 휴양을 목표로 하는 관광객 유치 계획과 그에 따른 충분한 예산확보, 그리고 연중 유지 관리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둔덕詩골 농촌체험센터는 거림권역 주민들이 농촌체험센터 운영위원회를 결성해 시범 운영하고 있어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내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이곳은 서서히 농촌체험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