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길에서 만나거나 버스 안에서 마주치는 상대에게 왠지 모르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근접성의 효과」라고 하는데 연애의 시작은 여기서 출발한다.
만남이 없다면 아무 것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동급생, 동아리 선후배, 직장 동료, 어릴 적 친구끼리 결혼이 많은 것은 바로 이 탓이다.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느냐가 관건인데,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홀(Edward T. Hall)은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끼는 거리를 조사해 봤더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네 가지의 「사적인 거리」가 존재함을 밝혀내었다.
첫째는 45cm이내의 거리로 연인, 부부처럼 상대와 친밀한 관계일 때만 허용되는 「밀접거리」, 45cm에서 1.2m는 친구 등 친한 사이로 손을 뻗으면 상대를 만질 수 있고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개인적 거리」, 1.2m에서 3.6m 사이는 업무 등 공적 활동으로 띄어두는 「사회적 거리」, 3.6m 이상은 강연과 같은 공적 환경인 「공적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1.2m 이내가 사랑의 거리다.
그렇다면 「첫눈에 반했다」고 할 때 과연 첫눈은 시간적으로 얼마나 될까? 먼저 첫눈에 반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한국인 1,300명 중 86.6%가 가능하다고 대답 했고, 뛰어난 외모 (남성 18.3%, 여성 9.2%) 보다는 「운명적 이끌림」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첫눈에 반하는 것은 본능이라는 감각기관의 작동으로 가장 이상적인 유전자를 차지하려는 성적인 매력(sex appeal)으로 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첫눈에 반한 사람과의 결혼은 겨우 6%에 불과했다.
남녀 학생 115명에게 남녀 배우들과 만나게 하고 실험대상 학생들의 눈의 움직임을 살펴봤더니 상대 배우가 아름답다고 생각할 때 응시하는 시간이 평균 8.2초였고,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평균 4.5초 만에 응시를 거두었다.
그러므로 8.2초가 넘어갈 때에는 첫눈에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학술잡지 「성적행동에 대한 저널」이 최근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