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물고기 ‘돗돔’양식 꿈 이룬다
전설의 물고기 ‘돗돔’양식 꿈 이룬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9.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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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수산기술사업소, 2013년까지 양식 성공 목표

‘전설의 물고기’로 불리는 돗돔의 양식이 통영에서 시도되고 있어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경남도수산기술사업소에 따르면 농어목 반딧불게르치과에 속한 돗돔은 평소에는 수심 400~500m의 깊은 바닷 속에 살지만 산란철인 4~6월엔 수심 60~70m까지 올라오다 가끔 낚시나 그물에 걸려 그 모습을 드러낸다.

최대 몸길이가 2m에 달하고 무게도 200㎏을 훨씬 넘는 초대형 어종으로 1년에 50~60마리 정도 밖에 잡히지 않는 희귀어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히 최고급 횟감으로도 인기가 높아 마리당 가격이 300만원에 이를 정도다.

통영에 있는 경남도수산기술사업소는 2007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돗돔 양식에 도전장을 던졌다. 통영은 국내 ‘해상가두리 양식 1번지’로 전국에서 가장 양식기술이 발달된 곳이다.

그러나 최근 양식 수산물이 봇물처럼 수입되고 조피볼락과 우럭, 광어 등 특정 어종에 양식이 편중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져 새로운 양식 대상어가 필요해진 시점이었다. 이때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돗돔이다.

수산기술 사업소는 2009년 초까지 돗돔의 생리·생태를 파악하고 2013년까지 종묘생산을 통해 양식이 성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2007년 3월부터 전국 어촌계에 돗돔의 사진과 연락처가 적혀 있는 포스터 2천,000장을 일일이 우편으로 보냈다.

또 전국에 흩어진 어민 100여명과 돗돔이 잡히기만 하면 바로 연락될 수 있는 24시간 체계를 구축했다. 돗돔 양식 담당 직원들도 돗돔이 나타났다는 소문만 접하면 바로 강원도 거진, 전남 완도, 제주도, 거문도 등 거리를 불문하고 달려갔다.

일년에 몇십마리 밖에 잡히지 않는 물고기인 만큼 연구를 위해서는 개체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채낚기와 정치망, 호망, 새우조망 등에 잡힌 돗돔 성어나 치어 수십마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살아남은 18마리를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와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거제육종연구센터 육상수조에서 기르고 있다.

1~4년생으로 몸길이는 23~100㎝에 이르며 배합사료와 잡어 등을 갈아만든 생사료를 먹으며 육상수조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 수산기술사업소는 지금 기르고 있는 어린 돗돔들이 자라 4년쯤 뒤에 성어가 되면 난자와 정자를 채취해 인공수정시킨 뒤 부화하는 방법으로 인공양식을 시도할 계획이다.

돗돔 양식이 성공하면 외국산 활어 수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양식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7년부터 돗돔 양식을 전담하고 있는 김효근(51) 담당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돗돔에 대한 기존 연구자료가 없었고 무엇보다 자원량이 적어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성장이 매우 빨라 양식대상어로 충분히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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