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행정인턴들 중도포기 속출
대졸 행정인턴들 중도포기 속출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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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업무보조·공공근로 투입 “취업과 경력에 도움 안돼”

▲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일선 지방자치 단체에서 채용한 대졸 행정인턴들이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 프로그램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정책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채용한 대학졸업 학력의 행정인턴들이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단순한 업무보조나 공공근로와 같은 일에 머물다보니 취업이나 경력쌓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경남지역 시·군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지난 1월과 4월 2차례에 걸쳐 만 29세 이하의 전문대 이상 졸업자 중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을 채용, 행정업무를 보조하게 하고 한달 100만 상당의 보수를 지급하는 행정인턴제를 오는 11월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채용된 대졸 고학력자들은 서류양식 작성과 분류, 복사 등 대부분 단순한 사무를 보고 있고 일부 인턴은 공공근로와 같은 단순노무에까지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인턴들은 중도에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54명의 인턴을 채용한 김해시의 경우 중도에 8명이 포기해 다시 채용에 나서야 했고 36명을 채용한 밀양시도 8명이 중간에 그만뒀다.

거제시는 43명을 채용했지만 9명이 그만두고 현재 34명만이 근무 중이며 통영시도 57명을 뽑았지만 2명이 중도 포기했다. 이같은 사정은 경남도내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비가 1·2차에 걸쳐 25~50%가 지원되긴 했으나 지자체별로 이 제도 운영에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을 고려하면 행정인턴제의 효과는 미미한 셈이다.

행정인턴들의 중도 포기가 많은 것은 이들이 지자체에서 근무하면서 행정 관련 지식을 익히거나 실질적인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해시에서 근무하는 행정인턴 A모씨는 “이 제도는 행정전반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취업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인턴이 전공과 관련없는 단순한 업무를 보고 있고 경력도 쌓기 어려워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지자체 관계자는 “고학력인 행정인턴 중 유능한 사람이 많지만 일을 시킬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며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망 접속도 안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책임감있는 업무를 주문하기 어렵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행정인턴의 효율적인 활용과 취업지원을 위해서는 일정기간 행정망 계정을 부여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인턴기간에 이들의 취업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의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지자체 관계자는 “행정인턴이 취업박람회를 가거나 취업 관련 업무를 볼 경우 출장처리를 하는 등 지원하고 있으나 근본적 대책은 못된다”며 “이들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 지원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동반된다면 행정인턴제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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