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이란 삶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모든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각 나라의 국민들은 어떻게 느끼면서 살고 있을까.
여러 대학 또는 국제기구들이 각 나라의 ‘국민행복지수’를 조사해 비교하고 있다.
1998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에서 각 나라의 국민행복지수를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1위 방글라데시(Bangladesh), 2위 아제르바이잔(Azerbaidzhan), 3위 나이지리아(Nigeria) 등 후진국들이 각각 차지했고,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만들어 2002년에 발표한 행복공식(행복지수)에서도 방글라데시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잉글하트(Ronald Englehart) 미국 미시간대(University of the Michigan) 교수의 조사에서도 역시 방글라데시가 세계 1위이고 부유한 선진국들은 뒤쪽으로 밀려 미국 46위, 일본 44위, 독일 42위, 프랑스 37위, 영국 32위 순이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는 아시아대륙 중·남부의 벵골만(the Bay of Bengal)에 접해 있는 인구 1억 1,700만명(1997년 현재)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258달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니 반드시 부(富)의 성취만이 곧 행복은 아닌 것 같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 세계 140개국의 경제·사회적 상황과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비교한 결과 1위 덴마크(Denmark·90.1점), 2위 핀란드(Finland·85.9점), 3위 네덜란드(Netherlands·85.1점) 등 북유럽 국가들의 성적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전체적인 행복지수 평균은 62.4점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나라보다 점수가 높게 나타난 국가들의 특징은 우선 GDP(국내총생산)가 비교적 높은 편이고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들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역시 부자나라라고 해서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톱10에도 들지 못했다고 하니 말이다.
한편 영국 신경제학재단(New Econo mics Foundation)과 레스터대학(the University of Leicester)이 2006년 각각 발표한 ‘세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모두 102위였다고 하며, 서울복지재단의 최근 조사에서도 서울 시민의 행복도가 세계 10대 도시 중 최하위라고 전하면서 그 이유가 물질에 치우쳤기 때문에 과거보다 풍부해졌음에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경제강국 13위의 나라, 우리의 자화상(自畵像)이다. 이와 같은 국민행복지수의 자료들을 종합해볼 때 행복지수를 이루는 요소들은 과연 무엇일까.
방글라데시 같은 저소득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며, 북유럽 국가들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국민소득이 결코 높은 나라들이 아닌데도 그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째서일까.
이 자료들에서 먼저 국민행복의 중요 요소는 풍요와 복지(상대적 박탈감의 최소화) 그리고 안정 등이 아닐까 느껴진다. 우선 국민들의 소득이 어느 정도는 높아야 행복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들은 고루 가난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러나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아무리 GDP가 높다고 해도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국민들은 불안해한다는 것과 잘 짜여진 복지제도가 수반될 때 행복감을 느낀다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경우 행복의 저해 요소는 경제불황, 일자리 부족, 정치·사회적 불안정, 극심한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북한의 작태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나라의 행복지수 향상 모델은, 모처럼 땀흘려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선진국 문턱까지 왔는데, 골고루 가난해서 행복하다는 방글라데시 모델로 결코 후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지향하면서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인들이 모름지기 치졸한 정쟁과 국민을 도외시하는 오만을 버리고, 진지하고 성실하게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힘쓰면서 적정한 복지정책, 현명한 북한 대처 등으로 선진한국 건설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매진해야 할 것이다.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지금부터라도 정치인들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정신 차려서 촛불집회니, 거리나 국회에서 난투극이나 벌리는 추태를 지양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비전이라도 보여주도록 노력해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