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경상남도 예술문화축제가 지난 23-24일 이틀간 거제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다.
경남도가 주최하고 거제시와 거제문화원이 주관한 이 행사는 농악 민속놀이 민요 민속무용 등 전통 민속예술 경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우승팀 진주시가 시연팀으로 초청되고 나머지 19개 시·군이 경연팀으로 참가한 이번 행사는 참가자만도 1,305명에 달했다.
날씨가 더운 탓에 피켓걸과 80대 노파 한 분이 더위에 지쳐 쓰러지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평온하고 우정 넘치는 아름다운 행사로 마무리 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큰 잘못 몇 가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큰 행사 임에도 불구, 지역내 지도급 인사들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김한겸 거제시장은 전날 국회 대강당에서 개최된 전국 시장·군수 회의에 참석하는 바람에 폐막식 행사장에 부랴부랴 달려올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옥기재 의장은 몸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행사의 주인격인 원재희 문화원장은 무엇을 했는가. 첫날 오전 행사 이후 모습을 보기 어려웠고 특히 마지막 날에는 시작에서부터 폐막식 행사에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끝까지 열과 성을 다하던 타지역 문화원장 및 민속예술 관계자들에 비해 주객전도(主客顚倒)의 느낌이었다는 것이 뜻있는 인사들의 지적이었다. 모 신협 이사회 참석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는 후문이다.
‘민속예술 축제’라는 중요하고 큰 행사에, 그것도 이틀간이라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 제자리를 지키지 못할 정도라면 문화원장직 수행 자격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삶의 품격을 높이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산업이 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더구나 우리의 민속예술을 계승하고 발전 및 보존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 하다.
여기에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귀중한 민속예술들이 이 땅위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원재희 원장은 민속예술 축제의 중요성을 인식,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었다. 민속예술에 대한 무지의 소치(所致)라면 그는 문화원장직을 사직하는 것이 옳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적 자주 역량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전통과 고유한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해야만 한다.
우리가 민속예술 축전을 갖는 것도 전통 민속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전승해 나감으로써 우리의 문화적 자주 역량을 드높이기 위해서다.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하는 정신적 힘은 문화예술의 저력이었다.
문화 예술이 융성할 때 그 나라의 발전이 가능했다. 민속예술의 보존과 창조적인 전승을 위한 거제시 지도자들의 관심과 열정이 더욱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