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기록이 없다
재해 기록이 없다
  • 거제신문
  • 승인 20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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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벌써부터 시간당 40㎜가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산지 경사가 급하고 진흙에 가까운 황토지대가 많은 거제지역의 특성을 감안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간 거제지역에서는 각종 재해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빈번했다. 특히 1963년 6월25일 8시30분께 발생한 옛 장승포 뒷산(옛 시청 뒤편) 중턱 70여m가 무너져 주택 6동, 9세대 주민 61명과 경찰관 9명을 흙속에 묻었으며 부상자도 30명에 달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면 당시 거제지역에서는 하루 내린 비의 양이 거제의 연간 평균 강수량(1,800㎜)에 버금갈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거제지역의 대형 산사태 사고는 1985년에도 발생했다. 그해 7월18일에는 능포동 바닷가 산사태로 주민 5명이 매몰됐고 3명이 부상당했으며 가옥 1동 전파, 반파 1동의 피해를 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또 다시 능포동 상가 앞(지금의 동사무소 옆) 산사태로 또 다시 5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고 8명이 부상했다.

이밖에도 그간 태풍 ‘사라호(1959년9월15일)’, 태풍 ‘글래디스(1991년8월22일)’, 태풍 ‘매미(2003년9월14일)’ 등으로 인한 각종 재해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의 문서나 시지(市誌) 그 어디에도 이 같은 대형 재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거제시 ‘재난관리과’와 ‘환경위생과’가 제작한 올해(2009년) 달력에도 거제시 재해 등의 기록은 전무한 상태다.

특히 재난관리과의 달력은 3월10일, 속초 양양산불(04), 4월1일(06) 제주도 대규모 정전, 4월28일(95) 대구지하철 공사장 폭발, 6월29일(95)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7월15일(06) 강원도 집중호우, 11월11일(77년) 이리 열차 폭발사고 등 모두가 거제지역과는 무관한 지역의 재해만 기록해 놓고 있다. 우리가 기록을 남기는 것은 후손들이 이를 참고하고 교훈 삼아 위험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기록을 남겨 손해 볼 것은 없다. 특히 산사태가 자주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를 경험했던 거제지역은 지난날의 기록이 꼭 필요할 수밖에 없다. 얼마만큼의 강우량에서 어떤 토질이나 지형이 산사태를 몰고 왔는지, 또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 당시의 기록이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다. 

최근에는 태풍도 몇 년 주기로  강약(强弱)의 차이를 보인다는 설도 나오는 현실에서 거제시의 재해 기록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상태는 계속해서 내린 비의 양이 200㎜ 이상, 1시간 당 내린 비의 양이 30㎜ 이상일 때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지역 내 올해 산사태의 위험은 없는지, 또한 발생 징후는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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