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5월은 토종 복분자 수확 철이다. 복(覆)은 뒤집힌다는 뜻이고, 분(盆)은 그릇이니 오줌을 누면 요강이 뒤집어진다는 뜻이다. 복분자는 남자의 신기부족, 정액부족, 발기불능 등 성기능저하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성욕이 심하게 일어나는 경우와 신장이 약하여 오줌량이 감소되는 사람은 사용을 금해야 한다.
의학서에 보면 효능으로 간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한다는 보간명자(補肝明目), 신장을 도와 정액을 단단하게 하고 소변횟수를 줄인다는 보신고정축뇨(補腎固精縮尿)라고 적혀있다.
장장 3천km를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바다를 헤엄칠 수 있다는 엄청난 체력을 가진 장어(長魚)는 예로부터 힘의 상징이다. 복분자와 장어가 만나면 이건 금상첨화다. 장어는 비타민A가 쇠고기보다 20배 높고, 고단백에 콜라겐 함유량이 높아 여성 피부미용에 그만이고, 복분자는 달면서 따뜻한 성질로 장어에 부족한 비타민C를 보충하면서 항산화작용으로 노화를 억제하니 이 둘의 만남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복분자와 장어는 고창을 최고로 친다. 선운사 계곡에서 성장한 뱀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가기 전에 잡히는 풍천((風川)장어는 풍천이 지명이 아니라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의 하천에 바닷물이 밀려오면서 바람을 함께 몰고 온다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장어로는 뱀장어라 부르는 민물장어, 일본말 아나고인 붕장어, 꼼장어라 부르는 먹장어, 하모로 더 알려진 갯장어가 있다. 붕장어는 회나 구이가 맛있고, 먹장어는 소주 안주의 대명사고, 갯장어는 주둥이가 날카롭고 포악하여 아무거나 잘 물어뜯어 「물다」라는 일본어 「하무(ハム)」에서 유래하여 「하모(ハモ)」라고 하는데, 그 회맛은 미식가들의 별미 중 별미로 친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7월의 웰빙 수산물로 전복과 뱀장어를 선정했는데 스태미나가 떨어지는 여름철 계절음식으로 제 격인 장어구이에 복분자주 한 잔이 생각난다.(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