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거제지역에는 평균 206mm의 비가 내린데 이어 특히 고현지역은 293mm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며 고현 종합주차장 인근, 신세계사우나 앞 일대 도로가 침수되는 소동을 빚었다.
더구나 이때는 바다의 만조시간이 아니었는데도 하수가 역류하며 도로에 범람, 롯데시네마 입구까지 밀려든 물은 무릎까지 차올랐고 일시적으로는 차량통행까지 중단됐다.
이 같은 물난리는 왜 일어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현시가지 일대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빗물을 배출해 낼 배수시설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바닷물이 만조를 이루는 시간대는 해수면이 배수로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며 빗물과 함께 해수는 육지로 역류, 해안변 일대는 침수사태를 맞는다.
거제지역엔 때로 예측 불가능의 집중호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지난 7일의 집중호우를 보더라도 그러하다. 당시 기상청은 100㎜ 내외의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예상을 빗나간 강수량은 300㎜에 육박했다. 지난날 거제지역에는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져 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기도 했다.
1953년 9월15일의 태풍 ‘사라’호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내려 남해안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고 전국에서 849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며 이재민 37만3천4백59명이 발생했다.
1963년 6월25일의 집중호우는 거제지역에서만 7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또 1985년 7월18일과 19일 이틀간 내린 비로 하루에 5명씩 총 1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다. 1991년 8월22일의 글래디스 태풍때는 구천댐이 범람위기를 맞았고 2002년 8월 3일의 태풍 ‘루사’도 전국에서 사망 124명, 실종 60명의 기록을 남겼다.
어디 그 뿐이랴, 2003년 9월14일의 태풍 ‘매미’는 기상관측 이래 중심부 최저 기압이 950hpa을 기록하며 많은 비를 뿌려 132명의 인명피해와 이재민 6만1천명, 재산피해 4조7천억을 기록, 수도권 일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할 정도였다. 이처럼 여름철이면 우리 주변은 집중호우에 따른 물난리를 자주 겪는다.
그러나 집중 호우에 대한 뚜렷한 대안 없이 기껏해야 제방이나 쌓고 수방장비 약간을 보강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배수로 및 배수관 확장사업, 그리고 시가지 전체의 복토사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날이 갈수록 해수면이 상승하며 국지성 및 집중호우도 잦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지금 현재 우리에게 당면한 현안은 ‘물 빠짐’이 원활하게 하는 대책이다.
지금 거제시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더구나 이 사업과 관련 수많은 시민들이 장마철 호우 등으로 인한 바닷물 역류를 걱정하고 있다.
고현항 관련 사업은 이번 집중호우에 따른 물난리를 교훈으로 삼아 빈틈없는 설계, 시민 삶의 질 향상에 백년 천년을 약속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기록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