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하늘나라에서 아픔없이 지내길…”
“친구야, 하늘나라에서 아픔없이 지내길…”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9.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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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불량성 빈혈로 투병하던 김호걸군 끝내 숨져

▲ 많은 이들의 염원에도 끝내 숨진 故 김호걸군의 생전 모습(사진 가운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미래의 탐험가를 꿈꾸던 호걸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재생불량성 빈혈로 투병 중이던 초등학생이 끝내 숨져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모든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옥포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호걸군이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던 것은 지난 4월20일. 집과 가까운 의원에 들렀던 호걸군과 가족들은 좀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이날 오후 옥포동 센텀병원으로 향했고, 백혈병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후 곧바로 진주 경상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다.

호걸군의 최종 진단명은 재생불량성 빈혈. 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호걸군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호걸군이 투병 중이라는 소식과 골수 이식을 위해 많은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알려지자 전교생이 한마음으로 치료비 마련에 나섰다. 학교 측에서도 다방면으로 힘을 쓰며 호걸군의 완쾌를 빌었다.

성금모금 두 달여 만에 3,500여만원이 마련됐다. 지난달 26일, 김선호 교장과 전교어린이회 임원, 학부모 대표 등이 호걸군이 입원한 병실을 찾아 성금과 친구들의 편지를 전달하며 격려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호걸군은 자신의 쾌유를 비는 편지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 가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었다.

친형의 골수 이식을 받기 위해 사전치료 중이던 호걸군이 가족과 친구들의 곁을 영원히 떠난 것은 지난 6일. 치료과정에서 패혈증이 심해져 더 이상 손쓸 수가 없었다.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수술비도 미처 써 보지 못한 채였다.

호걸군의 담임인 공미순 교사(40)는 “오후수업을 하다 호걸이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가족들과 병원으로 향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며 “다음날 화장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너무나 무거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화장 다음날. 호걸군의 책상은 영정사진과 꽃들로 장식됐다. 반 친구들과 전교생은 간단한 추도의식을 통해 떠나간 호걸군을 추억했다. 김도범 학생회장은 “혼자 조용히 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호걸이의 모습이 아직까지 눈에 선하다”면서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동안 간병을 맡아왔던 호걸군의 외숙모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정성에 힘입어 호걸이가 밝은 모습을 찾아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길 소망했는데 안타깝게 됐다”면서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짧은기간 동안이나마 시민들로부터 받았고, 그 사랑을 간직하고 하늘나라로 갔을 것으로 믿는다”며 가족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호걸군의 투병소식에 삼룡초교를 비롯한 지역 12개 초등학교와 대우조선사회봉사단 ‘새싹의 소리회’, 대우조선협력사대표모임 조사모회, 거광기업, 옥포1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여러 단체에서 성금이 답지했고, 대우조선해양과 학부모 등 개인이 헌혈증서 118매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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