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을 나가서 학생들에게 폭력과 장난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감정이 달라요. 폭력은 기분이 나쁜 것이고 장난은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폭력은 세게 때리는 것이고 장난은 살살 치는 것”이라는 대답들을 했다. 폭력과 장난의 중요한 차이는 행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당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괴로움을 느낀다면 폭력일 것이고 상대방이 즐거운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장난일 것이다.
그런데 가해자들은 자신의 폭력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고 심지어 맞을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피해자의 기분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학생들에게 일상적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폭력으로 인정될 만한 신체적·언어적·심리적·사이버 폭력의 행동리스트를 주고 학생들에게 폭력이 아닌 것을 골라 보라고 했다.
학생들은 신체적 폭력에 대해서는 폭력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나 언어적·심리적 폭력과 사이버폭력에 대해서는 폭력이라고 인식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적었다.
우리사회가 신체적 폭력 중심으로 폭력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언어적·심리적·정서적·사이버 폭력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허용적인 분위기인 것이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가족구조의 변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부모와 자녀간의 정서적 유대가 약해져 가고, 이혼의 증가로 인한 상대적 빈곤가정의 증가, 조손가정의 증가등 역기능적인 양육환경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공격성, 과잉행동, 비행 등 일탈행위와 폭력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인간이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배경에는 생물학적 요인, 개인의 심리적 요인, 어린시절의 폭력경험, 관계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어린시절의 성장과정’에서의 직·간접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직·간접으로 폭력을 경험한 아동 및 청소년은 또래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기 쉽다. 타인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고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결혼생활에서 갈등이 발생하게 될 때 부모로부터 학습된 폭력을 사용하게 되어 가정폭력경험이 되물림 되고 다른 폭력으로 확대·재생산 될 수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아동·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하여 ‘장난일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행동을 하면서 커는 것이다’ 라고 관대하게 보아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시기는 폭력에 대한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허용되지 않으며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상대방이 괴롭거나 상처받을 행동이라면 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한다.
또한 갈등상황에서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평화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 주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폭력근절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