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반(殘飯) 재활용의 문제점
잔반(殘飯) 재활용의 문제점
  • 거제신문
  • 승인 200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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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배 칼럼위원

요즘 식당에서 먹던 음식물을 버리지 않고 다시 다른 손님의 상에 내어놓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다. 그래서 정부당국이 이를 단속하겠다고 한다.

이것을 시쳇말로 ‘잔반재활용단속(殘飯再活用團束)’이라고 한다. 정말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을 때 혹시 이것이 다른 손님이 먹던 것을 내어놓은 것은 아닌가 하고 찜찜할 때가 많다.

간혹 음식에서 다른 사람이 먹던 것이라는 흔적이라도 보일라치면 음식 맛이 싹 가시는 것은 물론 메스꺼워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는 때가 있다.

정부가 이것을 단속한다고 하니 일단은 잘하는 것으로 보인다. 별도로 통에 담아 손님들이 먹을 만큼 내어 먹는 김치 같은 것, 껍질을 까지 않은 계란 종류, 하나씩 집어먹는 야채나 고추 같은 것은 괜찮고 그 밖의 것은 단속 대상이라고 한다.

이론상으로 맞는 말이다. 문제는 과연 당국이 지속적으로 철저히 단속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음식점들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대로 괜찮아 보이는 것을 다 버리고싶어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과 같은 시책으로는 근원적으로 뿌리가 뽑힐 것 같지 않다. 지극히 가식적이고 피상적인 전시행정으로서 깜박하고 일과성으로 지나갈 소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 문제를 좀 더 심층적이고 종합적으로 생각한다면 훨씬 더 실현가능하고 동시에 많은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차피 시작한 김에 먼저 음식과 관련된 문제점과 장기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됐어야 했을 것 같다.

우리의 문제점은 우선 음식이 푸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량을 많이 내어야 하고,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푸짐하게 내려고 하니 자료 값의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이 바로 먹던 음식을 다시 내어놓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지금의 방법대로 단속이 지속되고 그것이 정직하게 지켜진다면, 그러잖아도 매년 15조 원에 이르는 식량자원을 쓰레기로 버리고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다 먹다 남은 새로운 음식쓰레기까지 추가된다면 그 또한 문제가 아닌가.

가급적 음식을 남기지 않고 그래서 먹던 것을 다시 내어놓는 폐단을 없애는 방법을 생각할 수는 없을까.

이 지구상에 음식문화를 크게 나누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라틴(Latin)계의 음식문화와 앵글로색슨(Anglo-Saxon)계의 음식문화라고 한다.

라틴계의 음식문화는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식탁을 질펀하게 해서 같은 그릇의 음식을 함께 먹어야 먹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으로 중국 한국 브라질 같은 나라들이 여기에 속하고, 앵글로색슨계의 음식문화는 서구(西歐)문화로서 여러 가지 음식을 가급적 함께 섞지 않고 또한 각자의 음식을 먹을 만큼 따로 덜어서 깔끔하게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일본은 문화의 뿌리가 우리와 같은데도 일찍이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음식문화도 함께 받아들였는지 자기들의 재료로 음식을 만들면서도 앵글로색슨 패턴으로 발전시켜 깔끔하게 먹으니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날 소지가 없을 것 같다.

중국 역시 라틴계에 속하지만 푸지게 먹되 음식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패턴으로 발전시켜 왔다. 우리만 구태의연한 방법을 답습하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도 선진 음식문화 패턴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

한 그릇에 찌개같은 것을 담아 여럿이 함께 나누어 먹는 것도 우리에게는 정겨워 보일는지 모르지만 선진국 사람들의 눈에는 비위생적이고 역겨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음식량을 줄여서 표준량을 정하여 각자가 먹을 만큼씩만 따로 담아서 먹고, 김치나 나물 같은 것도 각자의 것을 조금씩 담아 먹으면서 그만큼 음식값을 내리고 모자라면 추가요금을 내고 먹게 한다면 음식쓰레기를 대폭 줄이면서 위생적인 음식문화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음식들도 비빔밥, 삼계탕, 불고기, 삼겹살 같은 것은 한 번 먹어본 외국인들에게는 그 인기가 대단하다.

더욱이 우리의 김치와 고추장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식품’으로 공인되고 그 이름도 세계공통용어로서 김치(kimchi), 고추장(gochujang)으로 쓰게 되었다.

음식쓰레기도 줄이고 위생적이면서 깔끔한 음식문화로 개선하면서 우리 음식도 세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쳐 나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음식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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