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과 교육적 판단 - 휴대전화 관리 조례를 만들며
학생인권과 교육적 판단 - 휴대전화 관리 조례를 만들며
  • 거제신문
  • 승인 20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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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상남도 교육위원

이제 휴대전화는 학생들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는 단순한 의사 소통의 수단 만은 아니다.

이미 고등 학생 10명 중 9명이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고, 초등 학생의 경우도 4학년 이상은 이미 35%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가 학생들의 중요한 문화 수단으로 이미 자리잡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경남교육포럼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지난 4월 도내 초등 학교 4학년 이상 고등 학생까지 1,500명의 학생과 학부모 450명, 그리고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작성, 배포하여 그 의견을 들었다.

조사 대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휴대전화가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 저하, 전자파로 인한 학생의 건강 문제, 중독으로 인한 정서적 문제를 심각하게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일부에서는 휴대 전화 사용과 규제에 의해 발생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교사와의 갈등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이 과도하여 학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교사들의 다수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 받는 것이 학습 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해 왔다.

심지어는 수업 시간에 조차도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수업 진행을 어렵게 하거나 수업의 맥을 끊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도 빈번하다. 특히 중학생의 경우가 심하다고 말한다.

한편 학교 차원에서 이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는 학교도 이제는 많다. 그러다보니 일부이기는 하지만 휴대전화의 사용 규제에 대해 학부모와 학교가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미 휴대전화는 학생들의 수첩이고 일기장이며 그 자체가 필수품이다. 필수품은 시간에 관계 없이 주변에 있어야 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관리 또는 규제하는 것은 학생 인권 침해가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휴대전화를 관리하는 데 대해 상당히 강한 수준으로 항의하고 있다.

최근 경상남도교육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한 차례 토론회를 했다. “학교내 학생 휴대전화 관리 방안에 대한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 형식이었다. 학교의 휴대전화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서다.

이 조례가 제정된다면 전국에서 최초로 제정되는 휴대전화 관리조례가 된다. 다른 시도에서의 관심도 있다.

제주도 의회의 교육위원회가 조례의 제정 과정에 대한 문의가 있었고, 이 조례 제정 움직임이 있자 서울시 의회는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만들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교육적 관점에서 일정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그 관리의 방법이 학생들의 인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학생들의 자발성에 바탕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같이 말하고 싶다.

경상남도교육위원회와 경상남도의회는 사회적 현안을 공론화하고 이를 수렴하여 제도를 만드는 공식적 기구이다. 두 기관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와 그 관리 방안에 대해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자. (gnef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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