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줄을 단련하는 사람과 힘줄을 끊는 사람
힘줄을 단련하는 사람과 힘줄을 끊는 사람
  • 거제신문
  • 승인 20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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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강 옥포교회 담임목사

스펙(spec)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는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이런 모습은 비단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쌓고 단련하는 것과 반대로 살아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역설적으로 능력과 기쁨과 자유함과 승리를 누리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질서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다윗도 그랬다. 다윗도 자신을 단련하지 않고 자신을 비웠을 때 하나님께서 이기게 하심을 경험했던 사람이다. 이스라엘과 오랫동안 대적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던 블레셋, 모압 그리고 아람과 에돔과의 싸움에서 모두 큰 승리를 얻었다. 그 승리를 성경은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더라.”고 소개한다.

그런데 다윗이 이렇게 놀라운 승리를 경험하게 된 것은 그에게는 세상의 상식을 뛰어넘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성경은 증언한다.

“르홉의 아들 소바 왕 하닷에셀이 자기 권세를 회복하려고 유브라데 강으로 갈 때에 다윗이 그를 쳐서 그에게서 마병 천칠백 명과 보병 이만 명을 사로잡고 병거 일백 대의 말만 남기고 다윗이 그 외의 병거의 말은 다 발의 힘줄을 끊었다”(사무엘하8:3-4)

다윗이 승승장구하는 동안에 있었던 한 에피소드이다. 다윗이 아람의 한 왕과 싸워 그에게서 전리품으로 많은 말들을 얻었는데 그 중에 전쟁에서 병거를 끄는 힘좋은 말이 많았다.

그런데 다윗은 그 중에서 백 필의 말 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발의 힘줄을 끊었다는 것이다. 고대의 전쟁에서 힘이 좋고 빠른 말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전쟁에 능했던 다윗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윗은 그 말의 발 힘줄을 끊어 발을 절뚝거리며 걷는 무용지물의 말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윗은 힘줄을 단련해야 할 때 도리어 힘줄을 끊는 미련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다윗의 모습이 <어디를 가든지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지금 다윗은 스스로의 힘줄을 단련하고 그래서 자신의 힘을 의지해서 전쟁을 치루기보다는 힘줄을 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을 지키겠다는 믿음의 고백을 하나님께 드린 것이다.

다윗은 하나님이 주는 승리를 얻는 길은 힘줄을 단련하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 힘줄을 끊고 그분의 능력에 사로잡히는 것임을 믿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나의 힘줄을 단련하는 일에 열심이다. 우리는 힘을 얻기 위해 힘줄을 단련하는 일과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많은 것을 쌓는 일에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지치고 피곤하며 때로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과 허무와 공허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내 힘줄을 끊고 도리어 날 나보다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에 내 모든 것을 맡겨보자. 그 때에 누리게 되는 진정한 자유함과 역설적인 능력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승리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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