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년 만에 맛보는 이순신 장군 밥상
400여년 만에 맛보는 이순신 장군 밥상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9.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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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축제서 첫 선,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6개월간 고증

충무공밥상 등 특허출원 완료 … 올 연말께 일반인에 판매될 듯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들이 먹었던 음식들이 400여년만에 재현됐다.

경상남도는 한산대첩 417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제48회 통영 한산대첩축제 기간인 지난 13일 통제영 운주당에서 ‘이순신 장군 밥상 시식·평가회’를 가졌다.

이날 선을 보인 77가지 음식들은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6개월간 난중일기와 덕수 이씨 종가댁 음식, 임진왜란 이전 옛 조리문헌 등의 자료를 기초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만들어 진 것들이다.

이순신 밥상의 특징은 모든 개별음식에서 임진왜란 이후 도입된 고추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것. 바다에 접해 있었던 만큼 신선한 제철 수산물을 위주로 식단을 짰다.

난중일기에는 당시 장병들이 미역과 전복을 따고 대구, 청어, 숭어 등 각종 해산물을 잡아 임금께 진상하거나 쇠고기 뿐 아니라 노루, 꿩고기 등도 먹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틈틈이 직접 밭을 갈고 논농사를 하면서 전투를 치렀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재현된 음식들은 당시 조선 수군이 전투나 훈련할 때 먹은 음식부터 중앙관리를 접대했던 음식, 전투승리 후의 특식, 삼도수군 통제사와 전라좌수사의 음식, 이순신 장군이 즐겨 먹던 음식 등을 모두 망라했다.

전투중 음식으로는 조리가 간편하고 배식하기 쉬운 주먹밥과 콩가루 주먹밥, 굴밥, 미역밥과 함께 밥에 각종 나물을 올려 비빔밥 형태 등이 선을 보였다.

훈련 때 먹었던 와각탕(모시조개탕), 청어구이, 과동과(오이를 소금에 발효시킨 뒤 삶아 식힌 것), 해탕(게살을 뜯어 끓인 탕), 전작(다진 참새고기 양념볶음구이) 등도 재현됐다.

승전 후에는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설하멱(쇠고기 꼬치), 생치편포(다진 꿩고기 육포), 칠향계(닭찜) 등을 제공했다.

▲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밥상(사진 맨 왼쪽)과 장군이 아플때 드시던 음식(사진 가운데), 장군이 즐겨 드시던 음식(맨 오른쪽).

이순신 장군이 평소 즐겨 먹던 음식으로는 장국과 어육각색간랍(쇠고기내장·생선 모둠전), 장김치, 멸치젓 등이 있다. 백의종군 때는 연포탕(두부·쇠고기탕), 재첩국, 고사리나물, 취나물, 과동침채(동치미) 등을 먹었던 것으로 고증결과 밝혀졌다.

경남도는 지난 해부터 임진왜란 당시 전투 음식복원 사업을 펴왔으며 이번 시식·평가회를 끝으로 이순신 밥상 연구용역을 마무리 했다.

또 이순신 밥상 음식개발 및 브랜드화 추진을 위해 1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 연말께 통영시 문화마당 인근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 먹거리 골목’으로 선포한다.

또 이순신 밥상 1호 체인점을 공개 모집을 통해 개원하고, 내년에는 여수와 삼성 에버랜드 등 수도권에 2~3호점을 내기로 했다. 현재 충무공밥상, 이순신밥상, 좌수영밥상, 우수영밥상, 통제영밥상 등은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경남도 이순신프로젝트 관계자는 “이순신 밥상은 덕수 이씨 종가댁 음식을 기초로 지난 6개월간 철저한 고증을 통해 개발했다”면서 “올 연말쯤이면 통영과 서울 등지에서 이순신 장군 밥상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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