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국내 마른멸치 생산량의 50% 가량을 공급하는 통영 기선권현망 수협은 연근해에 대량 출몰한 해파리떼로 심각한 조업부진을 겪고 있다.
금어기를 끝낸 뒤 7월부터 일제히 멸치잡이에 나섰지만 해파리떼로 인해 어획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3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선권현망수협 소속 멸치잡이 어민들에 따르면 현재 멸치잡이 그물 속에는 있어야할 멸치 대신 노무라입깃해파리떼가 가득하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커다란 뜰채를 이용해 그물 속 해파리를 걷어내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보통 때 같으면 멸치떼가 그물속에서 싱싱하게 퍼득거려야 하지만 해파리떼와 접촉한 일부 멸치는 독성으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물에서 해파리를 걷어낸 뒤에도 선별작업이 이어지며 손으로 부서진 해파리 잔해를 걷어내고 있다.
마른멸치의 상품성은 잡힌 멸치를 싱싱한 상태에서 얼마나 빨리 가공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처럼 해파리를 분리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삶은 멸치를 건조시킬 때에도 멸치 몸체에 붙어있는 해파리 잔해 때문에 멸치가 엉겨붙으면서 품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기선권현망 수협 관계자는 “해파리떼로 인해 어획량이 형편없다보니 인건비, 기름값 조차 안나온다”며 “적조피해와 마찬가지로 해파리 피해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여름 유달리 해파리떼가 남해는 물론 서·동해까지 창궐하면서 기선권현망을 비롯해 저인망, 안강망, 자망, 통발, 정치망 등 거의 모든 어구어법에서 해파리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