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新造語)
신조어(新造語)
  • 거제신문
  • 승인 200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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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도 신조어가 많아 젊은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헤매기 일쑤다. 스스로는 능력이 없으면서 애인이나 부모에게 의존하여 비싼 명품을 즐기는 <된장녀>는 2005년도 유행어였다. 같은 해 6월에 지하철에서 데리고 있던 애완견의 똥을 치우지 않아 문제가 된 <개똥녀>는 그래도 이해가 쉬운 말이다.

어느 방송에 출연한 여성이 남자들의 군복무기간을 3년 이상해야 한다고 하자 남자 네티즌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군삼녀(軍三女)>라는 이름과 함께 스스로 경험한 적이 없으면서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직장에서는 매우 세련되고 능력 있는 여성이지만 집에 오면 추리닝을 입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맥주에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는 캐릭터의 여자는 <건어물녀>다. 「꽃보다 남자」이후 <꽃남>이 생기고, 배가 근육질인 남자는 <초콜릿 복근남>이다. 드라마「찬란한 유산」에서 매너 좋은 준세(배수빈 역)와 같은 멋쟁이를 <간지남>이라 부른다. 간지(かんじ)는 일본말로 느낌, 감각, 인상이라는 뜻이다.

황당하면서도 자기만의 확신을 가지고 우기는 소위 또라이형은 <화성인(火星人)>이고, 스페인어로 늠름하고 강한 남성을 뜻하는 <마초(macho)>는 어느새 변질되어 여성을 비하하거나 폭력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남성우월론자로 통한다.

<토이(Toy)남>은 경망스러운 것을 싫어하고 아직도 소년인 채로만 살고 싶어 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나르시스트며, 직장도 결혼도 섹스에도 관심이 없고 여자와 밤새 있어도 손도 한번 잡지 않고, 앉아서 소변보기 좋아하고 옷과 화장품에 지출을 많이 하는 남자는 <초식남(草食男)>이다. 반대는 <육식남(肉食男)>이다.

요즘 방영되는 「스타일」에서 업무적으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특유의 도도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박기자(김혜수 역) 같은 여자를 <엣지녀>라 부른다. 영어 「엣지(Edge)」는 날카로움, 뾰족함, 모서리, 날 등을 뜻한다.

내일이면 또 어떤 새로운 말이 생겨날지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 세상이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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