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렉(CEREC)
세렉(CEREC)
  • 거제신문
  • 승인 200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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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향기로운치과 원장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오신 분들의 입안을 들여다보면 우리 나라 사람들과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키도 크고 얼굴도 큰 분들이 많은데, 역시나 치아도 크더군요.

크기 외에 치아의 형태도 다소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금니”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치고 입 안에 금니 하나 없는 분이 흔하지는 않는데, 외국인들은 금니가 하나라도 있는 분이 흔하지가 않네요.

서양인들은 “치아색 보철물”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치아색 보철물 관련 치과 의료 기술이 많이 발전해 있답니다. 우리 나라에는 최근 몇 년 동안 치아색 보철물 관련 최신 기술이 수입되어서 임상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속도라면 10년 후 쯤이면 우리나라에서도 금니보다 치아색 보철물을 더 많이 하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현재 치과에서 사용되는 치아색 보철물은 크게 “세라믹” 계열과 “레진” 계열로 나뉩니다. 세라믹은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와 동일하며, 레진은 플라스틱의 일종입니다. 둘다 치아와 비슷한 색상을 내기 때문에 치아색 보철물로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간단한 충치 치료를 할 때는 레진 계열, 좀더 복잡한 크라운(이를 씌우는 치료)을 할 때는 세라믹 계열을 사용한답니다.

오늘의 주제는 세렉(CEREC)입니다. 세렉은 쮜리히 대학의 모건 교수가 연구를 시작하여 1987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이르는 세라믹 보철물 제작용 캐드/캠 장비입니다. 전세계 25000명의 치과의사가 쓰고 있고, 국내에는 45대의 장비가 치과에 설치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렉은 “세라믹” 인레이, 크라운 등을 단시간(보통 1시간 이내)에 제작하여 입안에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명성이 높은 세라믹 재질을 사용하기에 자기 치아와 유사한 느낌의 심미적인 보철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기존의 세라믹보다는 2배에서 5배 정도 강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1번은 기존의 세라믹(포셀린이라고 하지요), 2번은 세렉 보철물, 3번은 금 보철물입니다. 얼마나 자기 치아 같은가하는 “심미적” 관점에서 보면, 금(3번)은 너무 불리한 보철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세라믹(1번)은 그 내부에 금속을 포함하고 있어서 빛을 투과시키지 못하기에 탁한 느낌의 보철물이 나오게 됩니다. 그에 반해 세렉 보철물(2번)은 빛 투과성이 높아서 좀더 자연치에 가까운 느낌이 납니다. 소재의 투명성은 세렉이 가진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세렉을 도입한 이후 저의 치과 임상 철학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금니에 세라믹 보철물을 사용하는 점이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어금니 쪽에 금니를 사용하는 이유는 “인공 치아의 파절” 때문에 세라믹을 쓰기가 꺼려지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저 역시 금니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세렉을 쓰면서부터는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세렉을 사용하면 세라믹 치아가 전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방식보다는 훨씬 파절율이 적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에서 1년 동안 내어 본 통계에서는 3% 정도의 파절율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과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무척 빠르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예전보다 더 나은 혜택을 환자분들이 누리시는 것을 보면, 오늘도 연구/개발에 매진하시는 연구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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