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희성(三喜聲)
삼희성(三喜聲)
  • 거제신문
  • 승인 20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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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순 거제칼럼위원

예로부터 그 집안이 잘되려고 하면 세 가지 소리가 나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삼희성(三喜聲)이다.

우선 첫 번째로 책 읽는 소리가 나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곧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요즘은 환경이 변화하여 컴퓨터 다루는 소리가 대신할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교육열로만 놓고 본다면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의 경우, 첫 번째 소리 즉 책 읽는 소리는 걱정할 것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아이 우는 소리가 나야한다고 했다. 집안에 식구가 어느정도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60년대 이전에는 '하나도 많다'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등등 가족계획표를 내걸고 정부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강제 한때도 있었다. 또 그 이후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했다.

지금은 출산장려금까지 준다고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한다. 돈 준다고 애 낳는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출산율 1.0% 붕괴가 현실화 되면 여러 가지 국가 시책에 경고음이 날 것이다. 0점대가 되면 정말 위기라는 학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거제는 다른 지자체와는 다르다. 아이 울음소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거제시는 지난해의 경우 인구가 9,003명이 늘어났는데 그 중 2,917명이 신생아이다.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본다면 마냥 부러워할 부분이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꾸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도내에서 아이울음 소리 늘어나는 곳 1위가 거제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역시거제(力市巨濟)'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책 읽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 울음소리가 더 높은 도시 거제에서 강인함과 순후한 성품을 기르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

세 번째는 베 짜는 소리가 나야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다듬이소리라고도 한다. 어떻든 길쌈하는 소리일 것이다. 경제활동으로 비교해 보자.

살림살이에 경제활동은 최우선 과제다. 이것 또한 우리 거제는 합격점수를 넘는다는 정평이 나있다. 다른 지역에서 사업하다 실패하면 거제에 가서 한번 해보라는 말들을 한다고 들었다. 경제점수가 그 배경이 아니겠는가.

삼성·대우 양대 조선에서 길쌈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지금까지 잘해 온 것처럼 조선의 망치와 용접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힘을 보태자.

조선의 역군들이 안전하게 출·퇴근하도록 돕자. 그들이 먼저 갈 수 있도록 배려하자.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존중하자. 최첨단 조선기술에 박수를 보내자.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며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시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뱀다리 하나. 빨리 빨리 병을 빨리 빨리 고쳤으면 좋겠다. 오죽하면 황색신호를 보고 아이들에게 물으면 “더 빨리 가라는 신호”라고 답한다니 무섭기까지 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우리 어린이들의 이 같은 대답은 필경 어른들의 잘못된 행태를 보고 배운 것이리라.

책 읽는 소리와 아 이우는 소리, 길쌈하는 소리가 가득한 거제시라면 조급한 마음, 남보다 빨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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