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아름답게
추석을 아름답게
  • 거제신문
  • 승인 20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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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눈앞에 닥치며 주변 사회복지시설들의 초라한 추석이 걱정된다. 지역내 장애인 시설 16곳을 비롯, 9개소의 노인시설 관계자들에 따르면 명절 때 찾아주는 온정의 손길들이 올해는 20% 이상 줄어드는 등 사정이 예년과 같지 않다고 한다.

금융한파 등이 몰고온 경기침체는 독지가와 기업인들의 발길을 끊어 이제는 '온정'이라는 단어는 옛이야기가 되고 있는 실정이란다. 더구나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돈 있는 출마예상자들도 공직선거법 운운하며 발길을 끊는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그러나 대도시 백화점 선물코너의 매출은 예년보다 20 %이상 늘어나고 수십만 원에 달하는 갈비세트며 인삼세트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수백만 원짜리 양주 등 선물세트도 곳곳에 전시되고 있다는 소식이고 보면 우리사회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지울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서 빈부격차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추석이 다가오면 그 격차는 더 커 보인다는 것이 서민들의 푸념이다. 때문에 복지시설 등 이웃을 되돌아 볼 줄 아는 지역민들의 따뜻한 정이 더욱 아쉽다. 사회복지시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돌보고 보살펴야 할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우'라는 우리의 이웃들이 생활하는 터전이다.

평소에도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온정의 손길조차 없는 명절은 더 서럽다. 이들에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던 우리의 조상들이 남긴 말도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궁핍과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는 이웃들도 있다.

또 고향을 멀리 둔 외국근로자들도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이들에겐 한가위가 아니라 한(寒)가위를 보내야 할 딱한 사연들도 많다. 나눔을 통한 이웃사랑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다. 비록 너나없이 살기가 어렵다지만 소외된 이들의 서러움에 어찌 비할 수 있겠는가.

요즘 우리사회는 나누는 것에 인색하다. 나눈다는 것을 물질에 한정시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마디, 온유한 눈길하나도 이웃을 돕는 길이다. 이는 곧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함께 따스한 정을 나누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추석 풍습이었다. 올 추석엔 우리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이 앞장 서 우리사회 소외계층을 돌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또 사는데 쫓겨 이웃을 돌아 볼 겨를이 없었던 서민들도 작은 정성과 마음을 한데 보태길 기대한다. 정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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