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 고사’ 시 이미지 훼손
‘종려나무 고사’ 시 이미지 훼손
  • 백승태 기자
  • 승인 200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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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진행, 최종 생존 가능성 15% 미만 추정

강추위 때 식재가 원인, 업체 및 책임자 문책 마땅

▲ 종려나무가 고사됐다는 보도가 나간 후 고사한 종려나무는 뽑아내고 살아있는 종려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속보》 거제면 옥산고개-귀목정 간, 4차선 도로 ‘종려나무 1백여 그루 고사 방캄 기사와 관련(본지 제736호, 11.8-11.14일자 4면), 거제시는 지난 8일, 고사상태가 심각한 종려나무 모두를 뽑아냈다.

그러나 남아있는 종려나무 상당수도 고사가 진행되는 상태에 있어 최종 생존 가능한 종려나무는 20%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거제시는 새로운 관광자원 및 이국적 풍광 연출을 목적으로 옥산고개-귀목정 간 약2.8㎞의 도로에  4백여 그루의 종려나무를 식재했다.

이 사업은 진주시 소재 성환종합건설(대표 구만회)이 지난 2001년부터 올 5월까지 사업비 1백50억 원으로 시공하는 도로 확포장 공사 제1공구(3.8㎞) 공사 중 일부로 이 곳에는 중앙분리대 대신 화단을 조성, 종려나무와 함께 사이사이에 ‘연산홍’과 ‘피라칸사스’ 등을 식재키로 했다.

그러나 이곳에 식재된 종려나무는 14일 현재, 1/3이상이 이미 고사하고 2백50여 그루가 남아있지만 이도 상당수는 잎이 시들어 가는 등 고사가 진행되는 상태다.

하지만 이의 구제는 속수무책, 거제시 행정은 2년간 하자보수 책임이 있는 시공 업체가 종려나무를 새로 심기를 기대할 뿐이다. 

종려나무 조경 전문가 Y모씨(46·거제면)는 “현재의 상태로는 최종적으로 활착할 수 있는 종려나무는 2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특히 종려나무는 고사 진행 속도가 더뎌 식재 3년 후에야 생존가능성의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발방지 위해 고사 원인 밝혀야

종려나무 고사 관련, 본지 보도 이후, 당초 시공업체측이 종려나무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은 지난해 겨울, 현지에서 채취해 온 종려나무를 강추위에 오랫동안 방치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H모씨(58·거제면)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기습한파는 영하 10도 이하를 기록하는 강추위를 몰고 왔는데도 당시 상당수의 종려나무 묘목을 거제면 소재 H주유소 위편 옛도로 부지에 방치했었다”고 지적했다.  

주민 강모씨(53)도 당시 종려나무는 옛 도로부지에 오랫동안 방치된 것을 친구들과 확인한 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강씨는 “아무리 추위에 강한 수종이라 할지도 한파 속에서 심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강추위가 몰아닥친 12월 중순께 이들 종려나무가 심겨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종려나무의 고사원인을 철저히 분석, 잘못을 저지른 업체 또는 대표자, 또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던 관계공무원 등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자원낭비, 예산낭비 등의 재발방지를 위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박동철 거제경실련 공동대표는 “자원 및 예산을 낭비한 시공업체의 행위는 이해 할 수가 없다”고 밝히고 “이는 감시감독을 소홀히 한 거제시 행정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잘못의 재발방지를 위해 거제시 행정은 책임자의 문책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거제 이미지 훼손 지적도

시민들은 고사한 종려나무가 관광거제 이미지까지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구간은 외지의 관광차량 등 하루 평균 1천 대가 넘는 차량들이 운행, 이 같은 종려나무 고사는 관리를 소홀히 한 지방자치단체, 또는 주민들의 탓으로 돌아 올수밖에 없다는 주장들이다.

박모(49·거제면 서정리), 김모씨(36·동부면 산촌) 등 시민들은 “그간 흉물로 방치됐던 고사한 종려나무는 외래 관광객들의 화제꺼리가 되기에 충분했다”며 “거제시 행정은 관광객이 몰려오기 전에 초봄 일찍부터 보수를 서둘러 더 이상 관광거제 이미지 훼손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거제시 관계자는 “보수를 서둘러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히고 “이 공사와 관련, 시공업체가 향후 2년간 하자보수책임이 있어 시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철저한 감시감독 뒤따라야

조경 및 나무 전문가들은 이번 종려나무 무더기 고사와 관련, 당초 종려나무 구입과정에서 부실한 수목 구입 가능성, 또 운반과정에서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너무 많은 뿌리와 흙을 자르고 털어냈을 가능성.

또한 일부 주민들의 주장대로 묘목 자체를 강추위에 오랫동안 방치했을 가능성, 그리고 강추위에 묘목을 식재했을 가능성 중 하나가 무더기 고사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종려나무 연구가 엄태인씨(58·동부면 율포리)는 “종려나무는 기후, 토질 등의 악조건에도 당분간 잎이 마르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현재 남아 있는 종려나무의 상태를 관찰할 때 고사목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경전문가 윤종환씨(59)는 “종려나무는 잎을 많이 따면 뿌리의 활착에 지장을 받는데도 거제면 일대 심은 종려나무는 당초 잎이 다소 적었다”고 지적하고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 시공업체가 일방적으로 나무를 식재할 때는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식물도 엄연히 생명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이를 부인 한다”며 “식물을 마구잡이로 취급하는 행위자체는 ‘생명경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50여년간 각종 나무연구에 몰두해 온 최병안씨(72·동부면 율포리)는 “정성이 없는 세상일은 반드시 후유증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모든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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