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성 어종인 대구가 잡히는 시기는 12월에서 2월 사이. 바다오염과 남획으로 1993년까지 남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대구 한 마리 가격은 30여만원으로 ‘금대구’라 불릴 정도였다.
대구 인공수정란을 거제 외포항 앞바다에 대규모로 뿌린 것은 지난 1999년부터. 2003년 7만여 마리에서 2007년 33만여 마리, 지난해 35만 마리까지 어획고가 급증했다. 요즘 대구 값은 3만~7만원선. 나랏님만 맛본다는 대구가 서민 밥상에 오르게 됐다.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박대원(38) 박사는 “외포항으로 회귀하는 대구를 조사한 결과 5~6년만에 돌아오고 있다”며 “인공수정란 방류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제 수협에 따르면 외포항 주변에서 대구를 잡는 가구당 평균매출은 5,000여만원. 겨울 석 달동안 번 돈이다.
종묘방류사업으로 되살아난 황금어장
남해바다는 멸치 쥐치 대구 볼락 미역 등 각종 수산물이 넘쳐나는 ‘황금바다’였다. 하지만 남획과 환경오염 등으로 수산자원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고향을 떠나는 어민들이 속출했다. 경남도는 장기프로젝트를 마련,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방류한 치어는 모두 6,200여만 마리. 지난 해 55억원을 투입해 3,000여만 마리를 방류했고 올해는 2,188만마리를 바다로 보낼 계획이다.
경남의 도어인 볼락은 2002년 인공종묘를 방류, 어획고가 2000년 309톤에서 2008년 598톤으로 증가했다. 감성돔은 1999년 295톤에 불과했지만 2001년 종묘 방류이후 지난 해 535톤으로 늘어났다.
해삼 역시 2004년 365톤으로 줄어들어 2006년부터 어린 해삼을 방류해 2007년 1,064톤, 지난해에는 1,276톤을 채취했다.
참다랑어 양식에 돗돔까지 개발 나서
통영군 욕지 서산해역. 통영항에서 배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외해에 바다목장을 설치하고 참치양식을 실험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참다랑어(참치) 양식을 내년부터 시도한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지난 해부터 1억7,000만원을 투입, 참다랑어 양식어장 발굴에 나서 시범적으로 욕지도 인근바다 해상가두리에 참다랑어 치어를 기르는 데 성공했다. 지름 30m인 원형 가두리 3개조에는 2007년산 참치 11마리와 2008년산 280마리가 자라고 있다.
민간측 공동사업자인 인성수산 홍석남 사장은 “2014년이 되면 이곳 참치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상규 남해수산연구소장은 “완전 양식을 위해선 알과 치어의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참다랑어는 4년 정도 키운 50㎏이 250만원에 팔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경남도 관계자는 “내년에는 20㏊의 바다목장에 30억원을 들여 참다랑어 양식어장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수산기술사업소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라져 가는 전설의 대물 ‘돗돔’ 보존이다.
돗돔은 몸길이는 2m, 몸무게는 최고 280㎏에 달하는 농어목의 초대형 물고기다. 우리나라 동해안 속초부터 남해안 흑산도까지 서식하며 예전에는 그 수가 제법 많았지만 요즘은 워낙 귀한 어종이 되어 잡는 어업인도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경상도수산기술사업소 김효근 계장 등 돗돔 양식 개발팀은 종묘확보를 위해 2007년부터 전국을 뒤져 90여미를 확보해 현재 28마리를 양성관리 중에 있다.
경남도가 돗돔에 주목한 것은 우리나라 해상가두리 양식이 우럭 돔류에 편중해 수익성이 날로 줄어들기 때문. 돗돔은 다금바리에 버금가는 고급어종이지만 심해에 살고 성어가 되기까지 7~8년이 걸려 양식성공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013년까지 200~300미의 성어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道, 굴패각 재활용 등 다양한 시책 추진
전국 굴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경남도는 매년 28만여톤의 패각이 발생한다. 도는 패각처리 생산까지 톤당 2만원을 지원해 패각을 재활용, 패화석비료를 생산하고 있다.
패화석비료는 석회고토에 비해 알칼리성분은 다소 낮으나 다량의 유기물과 미량원소를 함유하고 있어 토양개량 효과가 좋다.
2006년부터 어선용 연료정화장치 보급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화장치를 통해 연료를 완전연소시켜 5%의 연료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 절감형 LED 집어등 설치도 에너지 절약사업 중 하나다.
겨울철 육상양식장 치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8도 이상의 온수가 필요하다. 하루 10드럼 이상의 경유가 들어가고 이는 전체 경영비의 30%에 달한다. 배출되는 해수의 열을 회수하여 인입되는 해수와 혼합하는 에너지 절감설비를 경남도가 지원하고 있다.
바다오염의 주범인 침적폐기물 수거 등 해양정화사업은 경남도가 정부에 건의해 전국사업으로 확대된 모범 사업 중 하나다.
바다를 청소하면서 일자리도 만들었다. 경남도는 폐어망 등을 수거하기 위해 연근해어선 100여척, 수거 및 처리 인원 1000여명을 고용해 바다 정화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