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
꿀벅지
  • 거제신문
  • 승인 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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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아름다움(美)이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봉건사회에서는 고생 한 번 안했을 것 같은 섬섬옥수의 우아한 자태를 선호했다면 산업의 발달과 함께 도래한 부르조아 사회에서는 풍만하고 당당한 체격의 관능미가 찬양을 받는다. 이 시대의 미술작품에 나타난 여인들은 한결같이 터질 듯한 탄력 있는 가슴으로 묘사되고 있다.

나라에 따라서도 다르다. 아프리카의 소수민족 가운데는 나무를 둥글게 주걱처럼 만들어 입술을 찢고 그걸 넣어 입술이 툭 튀어나온 여자라야 미인이고, 미얀마의 한 부족은 목에 링을 촘촘히 감아 목이 새처럼 길어져야 미인이다. 중국 당나라 때는 풍성하고 살찐 여자가 미인이었다는 것은 양귀비 같은 글래머가 이를 증명한다.

문화적 관습에도 차이가 있다. 서양에는 광대뼈의 윤곽이 선명한 걸 좋아하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여자 팔자가 세다고 본다. 서양에서는 눈초리가 처지면 「바보 같다」고 하지만 우리는 「착하고 순한 사람」으로 여기고, 우리는 앵두 같이 붉고 도톰하면서 윤기가 있는 입술이 미인인데 서양에서는 부풀어 부은 듯한 입술을 섹시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현대 미인은 작은 얼굴에 큰 눈과 오뚝한 코, 하얀 피부에 각선미가 뚜렷한 마른 체형을 꼽는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꿀벅지」열풍으로 후끈한다. 꿀벅지란 꿀과 허벅지의 합성어로 「꿀처럼 달콤할 것 같은 허벅지」「핥으면 꿀 맛 날 것 같은 허벅지」「꿀리지 않는 허벅지」 등의 뜻으로 건강한 허벅지를 말한다. 지난 9월 19일 방송된 SBS 스타킹에서 「네티즌이 뽑은 가장 매력적인 허벅지」 1위로 소녀시대 티파니가 차지했다.

그러나 이 단어가 성욕을 유발하는 동시에 성적비하라는 지적과 함께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작고 가늘고 빼빼마른 것을 선호해 무조건 살을 빼려는 풍조에서 건강미가 넘치는 「꿀벅지」가 공개적으로 예찬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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