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벼농사는 큰바람과 비가 없었던 덕으로 작년에 이어 평년작 이상을 수확하는 풍년이 되었다. 풍년은 모든 농업인들의 소망, 하지만 금년은 오히려 풍작의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데 농업인들에게 한숨 소리만 들린다.
지난해 RPC 및 쌀 유통업체에서 많은 쌀을 확보했다가 햅쌀이 나오기 전 까지 소비하지 못한 쌀이 약 10만 톤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리, 결국 정부에서 수급안정을 위해 10만 톤의 잉여 쌀을 매입하는 상황에 이르는 등 쌀 수급이 불안정하게 되어 농업인은 농업인대로 힘들고, 쌀값 지지를 위해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정부는 더욱더 괴롭고, 그렇다고 소비자들에게 해택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정부의 쌀 매입조치는 임시방편이지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수급 불균형을 깨기 위해선 결국 공급을 줄이거나 수요를 늘려야 하는데, 쌀의 특성상 쉽지 않다.
쌀 재배면적을 줄여 생산량을 줄이면 가격은 오를지 모르지만, 식량안보 차원에서나 여름철 우기 때 물을 가둬 재배하는 벼논의 특성상 한번 줄어든 면적은 복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를 늘리는 즉, 쌀 소비확대를 모색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본다. 그래서 늘어나는 재고를 어떻게 줄일 것 인가를 위해서 정부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 방편의 하나로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정부비축미의 시장공매를 중단하고 공공비축미중 RPC에 판매하던 산물벼 매입물량 4만 톤을 정부에서 인수하여 격리하고, ‘05년산 정부양곡 10만 톤을 주정용으로 공급하는 특별처분 계획을 마련했다.
또한 쌀이 남아돌게 된 가장 큰이유가 일상생활의 변화, 육류와 곡물 가공식품 등으로 식생활의 폭이 넓어지고 1인 가구 와 맞벌이 부부증가, 빵 라면 시리얼 등 대체식품 소비증가도 쌀 소비 감소를 부추기고 있어 정부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쌀 가공산업 시장 활성화와 소비촉진을 위하여 ‘05년산 판매가격(1,446원/kg→ 950원/kg)로 밀가루 대체가 손쉽게 가능한 품목(고추장, 떡볶이 떡 등)에 쌀 사용을 적극 권장과 동시에 군 및 학교 등 공공기관에 쌀 가공식품 급식을 늘려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관건은 안심하고 농사를 짓고 풍년을 맞는 살맛나는 농촌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밀가루 식품 소비를 줄이고 쌀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