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麒麟)
기린(麒麟)
  • 거제신문
  • 승인 200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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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로부터 길상(吉詳) 사령(四靈)으로 용, 기린, 봉황, 거북을 친다.

용(龍)은 서양 사람들에게는 사악한 존재로 인식되지만 동양에서는 가장 상서로운 존재로 황제의 상징이고, 봉황(鳳凰)은 수컷인 봉(鳳)과 암컷인 황(凰)의 합성어로 암수가 한 쌍으로 있으면 금실이 좋다고 여기며, 성군(聖君)이 출현하거나 세상이 태평성대일 때 나타나는 상상의 길조(吉鳥)다.

거북(龜)은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령하게 여기는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염원이 담긴 사령(四靈) 가운데 유일하게 실존하는 동물이다.

기린(麒麟)의 기(麒)는 수컷, 인(麟)은 암컷을 나타내고, 중국 전한(前漢)시대 경씨역전(京氏易傳)에 이르기를 「몸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와 같고,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오색이 영롱한 비늘로 덮고 있다.」고 했다. 상상 속의 동물인 기린의 출현은 성왕(聖王)이 나올 길조로 해석한다.

기린은 죽은 고기나 먹다가 버린 것, 더러운 것은 먹지 않으며, 몸가짐을 조심하여 행여 곤충이라도 다칠까봐 산풀(生草)도 밟지 않으며, 뿔이 있으나 말랑말랑한 육질로 이루어져 다른 동물을 헤치지 않는 어질고 상서로운 짐승으로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친절, 자비심을 베푸는 영물이다.

이런 기린의 전설과 상징성으로 인해 기린의 의미는 희망과 성공 그리고 행복을 뜻하며 재주가 비상하고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기린아(麒麟兒)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조 단종 2년에 제정된 흉배(胸背) 문양으로 왕족인 대군(大君)에게만 금사(金絲)로 수놓은 기린문양을 쓸 수 있게 하여 왕실의 권위와 품격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상상 속의 기린은 아프리카가 고향인 목이 긴 실제 기린과는 엄연히 다르다.

국보 제207호 천마도(天馬圖)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말이 아니라 두 개의 뿔을 가진 기린이라는 주장이 나와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san10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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