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거제 연장사업이 또 한 차례의 파행을 겪는 국면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2년 기본설계를 통한 노선안 확정 등 일부 골격을 잡았으나 감사원이 ‘타당성이 낮다’는 감사결과를 내면서 보류돼 왔다.
그러나 2007년 3월, 한국도로공사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거제연장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이는 2010년 착공해 오는 2017년 준공계획이라고 밝히며 지역의 핫이슈로 급부상해 거제시민들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쯤 되자 지역 출신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고속도로 건설사업 성과가 자신의 치적(治績)인양 떠들어대기 시작했고 일부 정치 희망자들까지 이 사업의 빠른 결실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의 ‘비용-편익 분석’에서 타당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초 단계인 실시설계를 위한 비용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실시설계비는 지난해 5억 원이 반영됐으나 집행되지 않았고 올해의 3억 원도 타 용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속도로의 건설 목적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압축해 ‘원활한 교통흐름’이다. 고속도로는 대동맥으로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며 국민생활변화와 의식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음 차례다.
지금 거제는 교통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다. 여름철에는 한꺼번에 몰려드는 관광피서 차량으로 거제전역이 거대한 주차장이 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출퇴근 시간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오후시간대 밀리는 차량으로 지역민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내년 말, 거가대교 개통이 현실화되며 거가대교를 이용해 거제시로 유입되는 차량은 하루 평균 3만5,000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이들 차량 중에는 관광목적의 차량도 있겠지만 산업목적의 차량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한국교통연구원이 거제의 실정을 얼마나 안다고 ‘고속도로 건설 타당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놨는지, 도대체 낮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거제시민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기획재정부의 거제시의 실정 파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리고 기약 없이 미적거리는 고속도로사업과 관련, 시민들의 이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부차원의 명쾌한 답변이 필요하다. 또 이번 기회에 그간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거제연장사업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정치지도자 및 정치 희망자들의 책임 있는 답변도 기필코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