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적 비상사태인 신종인플루엔자의 여파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지난해까지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열렸던 ‘가을꽃 한마당축제’가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줄여 ‘가을꽃 전시회’로 우리를 찾아왔다. 규모만 줄었을 뿐, 가을꽃 전시회 현장은 여전히 그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백만 송이의 가을꽃들로 장관을 이뤘다.
지난 5일 오후 1께. 평일 점심때라 비교적 한적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야외 전시회장을 찾은 100여명의 관람객은 가을 꽃 향기에 취한 듯 한껏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야말로 색의 향연이요, 향기의 천국이었다.

높고 청량한 가을 하늘은 꽃들이 펼치는 향연 속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꽃의 향기에 취해 발걸음을 옮긴 시민들은 자연이 주고 사람이 가꾼 가을의 정취 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농업개발원 관계자는 “올해는 신종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행사 규모를 대폭 줄여 지금까지 약 20만 명의 관람객들이 전시회장을 찾았다”면서 “비록 행사는 축소됐지만 농업개발원 전 직원은 전시회 준비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아름다운 가을꽃이 좋아 찾는 시민들의 얼굴에 보이는 즐거운 미소가 보람이다”라며 연신 사람 좋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꽃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야외 전시장 외에도 여러 가지 아열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농업관에는 온갖 이색적인 모습을 한 식물들이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사계절 푸른 상록수와 화목으로 조성된 자연학습 난지식물원에는 360여종의 희귀동백나무들이 즐비해 있었고, 거제도산 한라봉, 씨 없는 금감 등 농업기술원의 각종 실험적 작물들의 생장 모습도 감상 할 수 있었다.
연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전시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엄마에게 서툰 질문을 하는 아이의 얼굴에는 신기함과 놀라움이 넘쳤다.

길가에 드문드문, 언덕배기 작은 꽃밭은 보았어도 이처럼 꽃들과 식물들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감을 뽐내며 무리지어 있는 것은 처음 보았을 터.
아이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새롭고도 신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전시회장에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새댁,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구경나온 노부부, 환한 미소로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쁜 젊은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 모두의 얼굴에는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가 흘렀다.
아이들과 함께 전시회에 나온 시민 박모씨(32·옥포동)는 “자연이 준 선물을 이토록 정교하게 가꾼 농업개발원 직원들의 노력이 놀랍다”며 “작년에 비해 좀 썰렁한 감이 있지만 아름다운 꽃과 식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기쁘다”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