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이도 어릴 때부터 종이나 휴지를 먹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송이는 여덟살인데도 버릇을 고치지 못하여 배만 고프면 종이를 껌 씹듯 먹는다. 그런 송이가 이상하기도 하고 지저분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버릇을 가지게 된 사정을 알고는 송이를 오해한 것이 정말로 미안했다.
나는 송이에 비해 풍족하게 사는 편이다. 먹고 싶은 것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예쁜 옷을 언제나 입을 수 있으며 넓고, 깨끗한 집에서 편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송이는 일찍 부모님께서 계시지 않아 오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돌아 올 때 까지 늘 혼자서 기다려야 한다.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그래도 송이의 해맑은 웃음은 끊임없다. 나라면 외로워 말 수도 적었을 텐데, 송이는 언제나 재잘재잘 말도 많다. 그것도 야무지게 똑 소리 나는 귀엽고 이쁜소녀인 것 같다.
송이의 해맑은 웃음을 나도 가지고 싶어진다. 그리고 철이 오빠의 송이를 향한 마음은 정말 따뜻하다 송이 때문에 철이 오빠는 친구들과 같이하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송이로 인해 철이 오빠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송이는 철이 오빠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생이다.
내가 만약 철이 오빠와 같은 사정이 생긴다면 철이오빠 보다 두배로 힘들어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두 동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두 동생을 돌보기 힘이 드는데, 철이 오빠와 같은 사정이 생긴다면 하루에 땀을 한바가지 흘릴 것이다.
철이 오빠와 할아버지께서는 가난한 살림 때문에 송이를 절에 보내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송이가 없는 집에는 내 생각처럼 웃음소리가 끊어졌다. 역시 철이오빠, 할아버지도 슬픔에 잠겨있었다. 그래서 웃음소리는커녕 아무소리도 나지 않아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할머니 덕분에 송이는 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휴 정말 다행이다’ 집안에 생기가 다시 돌아와 아주 기뻤다. 만약 나의 가족 중 누구 한명이 없어진다면 틀림없이 허전해 질 것이다. 송이와 철이오빠의 행복함이 나에게 전해진 것 같아 나의 걱정도 덩달아 사라졌다.
이제부터 나는 많은 절망이 다가와도 웃으며 살아갈 것이다. 잘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소정이가 되고 싶다. “철이오빠, 송이야 우리 모두 파이팅! 또 송이가 절에서 살지 않게되어 다행이고, 송이가 종이밥 대신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 좋겠어. 철이오빠도 더욱 더 송이를 잘 보살펴 주면 내가 아주 기뻐 할 거야. 둘 다 내 소원을 들어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