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문장을 끝으로 오바마 당선 연설이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현장을 TV를 통해 볼 때, 시카고의 축제 열기가 뜨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의 연설 한마디 한마디에 전율하며 그가 잠시 숨을 돌릴 때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민들을 보면서, 역사에 어찌 되었든 남을 사람인 게 느껴졌다. 그의 몇 년 후가 기대된다.
이러한 전기는 솔직히 좀 오바스럽다는 게 내 의견이다. 이를테면 이순신 위인전은 95% 다 믿지만, 오프라나 오바마에 대한 현재진행형인 사람의 짧다면 짧은 인생을 읽는 게 그닥 확신은 들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오바마가 다양한 편견을 딛고 성공한 것처럼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가 요점이니 말이다. 게다가 오바마는 아직 젊디젊은 40대 중반이고 그의 역사적 평가는 오바마의 임기가 끝난 후에 또 내려질 테니, 성공했다고 못 박아두고 싶지 않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길 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버락 오바마는 정말 잘 자랐구나”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하지만 오프라 윈프리와 왠지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뿐인 걸까?)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빈민가, 특히 흑인들이 몰려있는 빈민가에는 이미 열 살이 열여덟이야”라는 대목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역시 그도 불안정한 유년기에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렸고 또 여전히 불안한 가정 속에서 있었기에 청소년기에 잠깐 탈선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내일도 오늘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이겠지만, 언젠가는 그 바보 같은 짓거리를 그만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결국 내일도 오늘처럼 보내버리는 것.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머리가 좀 더 커져, 목표를 가지고 뭐든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일 때, 역시 인생은 경험이구나. 라는 감탄이 나왔다.
케냐의 낯선 문화와 인도네시아에서의 삶, 하와이에서의 이방인... 비록 그 당시에는 뭐가 뭔지는 모르더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서는 세상이 더 넓어져 보이는 눈에 보탬이 되었을 테니. 읽을 때에는, ‘아, 힘들었겠군.’ 했지만, 당사자가 되돌아 봤을 땐 한 켠의 추억이 되어 있지 않을까?
덤으로 배짱도 두둑이 늘었을 테고. 그의 역경을 보며 감탄이 나오고 집중도 절로 되었지만, 그렇게 ‘사과를 사오다가 다쳤답니다. 매일 넘어져서 이젠 괜찮아요.’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보니, 악의는 없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만큼 40대에 있어-모든 생활이 안정되는 시기-빛바랜 추억과 ‘그런 일도 있었지.’ 밖에 유년기와 청소년기가 떠올리지 않을까?
청소년기의 자잘한 방황과 속앓이가 40대의 현재와 비교하면 지금보다 절대 중요하지 않는 순간이 올까? 잠깐 그의 현재와 과거를 상상하다보니 이런 의문이 든다. 에너지가 넘칠 때, 오바마는 옥시덴탈 대학에 갔다. 워낙 다들 하버드 로스쿨만 강조하기에 대학은 꼭꼭 씹어 소화시킨 줄 알았다.
다시 컬럼비아 대학으로 편입한 걸 보면, 동양인이니까 당연히 차별받는 게 있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고교시절의 마약과 청소년기의 인종 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을 때에 이미 격렬한 자아 찾기를 한 오바마의 대학 시절이 궁금하다.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후에 그가 선택한 인생을보면 ‘큰 사람’의 냄새가 느껴진다. 이를테면 시간과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 피부색에 대한 차별은 줄어들긴 줄어들텐데, 오바마는 변화시키는 그 주체가 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선 꽤나 고독한 일. 비영리 법인조직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을 보고 문득 이 생각이 났다. 그 이후 하버드 학생들의 뇌 크기만큼이나 거대한 지식이 존재하는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했다는 부분을 읽을 때, 확실한 비전을 갖고 공부한다는 자체가 아름다운 일이라는 게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 이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일리노이 상원의원부터 한창 매스컴 탄 대선 후보 출마까지. 변호사의 길에서 과감히 미 의회 의원이 된 그는 인생을 진정 잘 살고 있지 않을까. 후회는 적게 할 것이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한창 핫이슈가 될 때, 오바마 이야기가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을 제끼고 신문광고에는 크게 자리잡으면서, 오바마가 사람 좋게 다가왔다. 분명 그는 잘 자랐고, 긍정적인 모습도 보기 좋다. 지지율이 70%정도 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의 섣부른 영웅이었다.
그리고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 자체도 개방적이며 선진화되었다고 여긴다. 막상 대통령이 되니, 현실적인 문제들, 누구라도 시원한 답을 하기 어려운 건강보험 개혁안, 이민개혁안 등등. 버락 오바마가 현재 이슈되는 지지율 하락을 보니, 책에서 본 세상이 꿈을 꾼 것만 같다.
자칫 이러한 문제들이 올바른 생각을 가진-현대 사회에서 점점 소멸되고 있는- 한 사람을 안일하게 만들지 않을까 신경도 쓰인다. 이 책의 영향으로 이왕 이제 대통령도 되었으니 미국과 국제사회를 뒤엎어 비릴 수도 있지 않나 하고 나도 생각해 버린다.
어찌되었든 미국의 첫 번째 흑인 대통령-나중에는 차별의 대상이 되었던 시기라는 설명과 함께 덧붙여질.-으로 기억될 테니 올바른 가치관을 계속 유지하고, 정치 삶에도 유용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
후에 ‘큰 사람’으로 기록된다면 나는 내가 쬐끔 알던 사람이라고 호응할 테니, 다시 한번, 버락 오바마의 몇 년 후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