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아침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바로 책을 볼 정도로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만화책은 쉽게 볼 수 있어서 특히 좋아 한다.
서점을 가면 만화책이 있는 진열대로 곧장 달려간다. 하지만 엄마는 항상 교훈적인 책들만 사주신다. 이 책 역시 충치치료를 울지 않고 잘 한 상으로 사주신거다. 나는 이 책이 조금 두껍고 글이 많아서 읽기가 싫었다. 하지만 새 책이라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두나를 보면서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라만 하고, 문제집 풀 때도 어디까지 풀어야 하는지 꼭 물어야 하고, 숙제를 할 때도 혼자서는 힘들어 했다.
문득 엄마가 빠뜨리신 저녁 재료를 사오라는 심부름으로 내가 처음으로 혼자 마트에 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집 앞이었지만 가는 길이 너무 멀고 무섭게 느껴졌고, 물건을 찾을 때 쑥스러워서 물어보지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주인 할머니가 뭐 찾냐고 물어봐 주셔서 겨우 물건을 살 수 있었다.
집 앞까지 한걸음에 뛰어와서야 겨우 안심이 되었다. 숨을 헐떡이며 저녁재료를 건네는 내게 엄마는 “우리 딸 대단하네 혼자서 심부름도 하고, 잘했어”라고 하시며 칭찬해 주셨다.
나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으면서 어깨가 으쓱 거렸다.
스스로 해내면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기분이 좋은 것일까? 그 때 기분이 생각나면서 내가 지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엄마가 말씀하시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았다. 가장 쉬운 것은 학교 갔다와서 숙제를 해 놓는 것 이었다. 그러면 나는 아빠가 퇴근하고 왔을 때 마냥 신나게 놀 수 있는데...
왜 나는 스스로 하지 않은 것일까? 나는 항상 엄마가 하라고 해야 마지못해 억지로 했다. 부끄럽다. 엄마, 아빠는 항상 나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시고,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시는데 나는 자꾸만 자신이 없어서 해 달라고 조르기만 했다.
하지만 두나처럼 나도 스스로 하나씩 해나가면 내가 자랑스러울 것 같다. 이번 여름 방학에 생활계획표를 만들어서 스스로 잘 하기로 다짐 했는데 잘 지키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수첩에 적어가며 해나가야겠다.
그러면 나는 할머니가 늘 기도해 주시듯 세계적인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