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부인이 미인에게 「왕께서 너를 무척 사랑하시지만, 다만 너의 코가 맘에 들지 않으신다고 하니, 왕을 모실 때에는 손으로 코를 가리도록 하라」고 일러 준다. 미인은 그 말을 믿고 시키는 대로 했다. 이상하게 여긴 왕이 부인에게 이유를 묻자 부인이 「미인이 그러는데 왕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싫답니다.」고 답한다. 이 말을 들은 왕은 화가 나서 미인의 코를 깎고 내쫓아 버렸다고 한다.
코가 아래로 향한 것은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이며, 코가 얼굴의 가운데 있는 것은 외부의 냄새를 맡을 때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와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생활에서 흔히 「콧대가 높다」라든지 「콧대가 납작해졌다」는 말처럼 코는 자신감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코는 남자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언니는 좋겠네. 형부가 코가 커서 언니는 좋겠네」라는 진도아리랑의 노랫말처럼 코와 남성 성기는 비례한다는 속설을 가지고 있다. 남자의 신체 앞면 중심선에 기다랗게 튀어나온 육질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코고, 다른 하나는 성기기 때문에 생긴 유감(類感)이다. 마찬가지로 여자의 입과 성기가 유감인 것도 같은 이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형적으로 코가 비교적 낮고 코 망울이 뭉툭한 탓에 쌍꺼풀수술과 함께 코성형은 가장 흔한 수술이다. 특히 얼굴의 중심에 코가 있어 코를 예쁘게 만들면 얼굴형이 달라진다. 그러나 코성형은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많은 수술 중의 하나다.
성형수술이 잘못되어도 의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본인에게도 3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외과 수술이란 언제나 위험이 있는데도 예뻐지기 위해서 본인이 선택한 책임 몫을 30%로 인정한 것이다. (san1090@hanmail.net)